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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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건강에 대한 여러 가지 요소를 감안하여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을 만들어 낸다. 이를 건강신념모형(Health Belief Model)이라고 한다. 이 모형은 1950년대에 Irwin M. Rosenstock와 그의 동료들에 의해 개발되었으며, 주로 예방적 건강 행동을 설명하는 데 사용된다. 건강신념은 사람들이 특정 질병 또는 건강 문제에 얼마나 취약하고 심각하게 여기는지에 대한 인식의 정도이며, 자신이 약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한 예방적 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건강신념 모형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요소를 중심으로 설명된다.

* 위험 인식(Perceived susceptibility): 개인이 자신이 특정 질병이나 건강 문제에 걸릴 위험이 있다고 생각하는 정도. 예를 들면 나같은 경우는 흡연을 아주 가끔, 술마시는 자리에서만 독한 담배를 핀다. 그래서 친구들은 나보고 ‘얻어 피는 주제에 골라 핀다’고 핀잔주면서 건강 생각해서 순한 담배 피거나 끊으라고 한다. 이처럼 사람들은 누구나 담배가 건강에 매우 나쁜 것을 알고 있다.

* 위험 결과 인식(Perceived severity): 개인이 특정 질병이나 건강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 결과가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정도. 나도 알고 사람들도 안다. 폐암의 가장 큰 원인이 흡연인 것을. 그래도 나는 가끔 피니까 하고 그 위험을 적게 평가하지만, 다수의 친구들은 이미 자의든, 타의든 간에 담배를 끊었다. 그만큼 흡연의 위험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어서이다.

* 유익 인식(Perceived benefits): 개인이 특정 건강 행동을 실천할 경우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생각하는 정도. 어쨌든 금연을 한 친구들은 숨쉬기가 가벼워졌다고 만족해한다. 몸에서 냄새가 나지 않으니 가족들도 좋아하고. 몸이 좋아지니 하지 않던 운동을 하거나 하던 친구들은 더 열심히해서 건강을 더 챙기게 되고, 주변 사람들에게 금연을 권하게 되기도 한다.

* 장애 인식(Perceived barriers): 개인이 특정 건강 행동을 실천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장애나 어려움을 생각하는 정도. 그런데 금연을 하면 이렇게 좋은데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담배를 피고 있다. 왜 그럴까? 금연을 시도할 때 가장 먼저 나타나는 장애는 바로 금단현상이다. 니코치중독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흡연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 같이 담배피면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인간관계 등도 금연을 어렵게 하는 요소이다.

이런 신념모형은 하루 아침에 한두 사람에 의하여 고정되는 것은 아니고, 상당한 시간에 걸쳐 많은 사람에게 공유되는 사회적 지식이 개인화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맨발로 걷는 사람들은 고정된 건강신념을 바꾸어 가면 자신의 방법을 만들어 내고 있다. 왜냐하면 건강 관리 방식과 신념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시대와 문화에 따라 변하기 때문이다. 그 중 하나가 "맨발걷기"와 건강 신념의 변화이다. 맨발걷기, 혹은 벗은 발로 걷기, 노출된 발을 통해 대지와 직접 접촉하며 걷는 것을 의미한다. 오랜 세월 동안 인간은 자연과 함께 생활하며 맨발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였지만, 산업화와 현대화가 진행되면서 신발은 보호 도구로서의 역할을 하며 우리의 일상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되었다. 그러나 최근 몇년간, 맨발걷기에 대한 관심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맨발걷기의 지지자들은 맨발로 걷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고 개선하는 데 신발신고 걷기보다 유리한 점이 많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우선 맨발걷기를 통해 대지와 직접 접촉하면서 자연과의 연결을 강화하면서스트레스 감소와 정서적 안정감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맨발로 걷는 것은 발의 근육과 인대를 강화하며 균형을 개선하여 올바른 올바른 자세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셋째로 맨발로 걷는 것은 발바닥의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면역력을 향상시킬 수 있고, 넷째로는 자연속에서 맨발로 걷는 것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심신 안정을 증진시킬 수 있으며, 건강한 산책 방법이 된다고 한다. 이러한 그들의 주장은 새로운 건강법으로 맨발걷기를 활용하게 되면서, 맨발걷기가 건강신념 모형에 다음과 같은 변화를 가져왔다.

* 변화된 위험 인식: 과거에는 신발이 발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신발을 신고 걸어야 건강하다고 사람들은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맨발걷기가 발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맨발걷기를 통해 발 건강을 개선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 변화된 위험 결과 인식: 과거에는 맨발걷기가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맨발걷기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맨발걷기를 통해 건강을 증진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 변화된 유익 인식: 과거에는 맨발걷기가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 확신이 없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맨발걷기가 발 건강, 혈액순환 개선, 자세 교정, 스트레스 해소 등 다양한 건강상의 이점을 제공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맨발걷기를 통해 건강을 증진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 변화된 장애 인식: 과거에는 맨발걷기가 불편하고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맨발걷기를 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가 늘어나고, 맨발걷기용 신발과 맨발걷기 운동법이 개발되면서, 맨발걷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맨발걷기의 건강상의 이점에 대한 연구가 더욱 활발해지고, 신체 기능 향상 효과를 입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점점 더 맨발걷기가 건강을 위한 필수적인 운동으로 인식되면 건강신념모형의 새로운 요인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맨발걷기는 발 건강, 혈액순환 개선, 자세 교정, 스트레스 해소 등 다양한 건강상의 이점을 제공하는데, 이러한 효과들은 건강신념모형의 기존 요인들과 중복되기도 하지만, 맨발걷기만의 독특한 방번과 효과도 있습니다. 따라서 맨발걷기가 건강신념모형의 새로운 요인으로 부상하여, 건강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은 확실하다.

앞으로도 맨발걷기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더욱 확산 될 것이다. 이미 수없이 많은 실증적 사례들은 맨발에 대한 좋지 못한 고정관념을 희석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럼으로서 신발을 벗어던지는 이유들, 특히 주변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던 시선을 덜 인식하게 되고, 심지어는 건강한 사람이라는 긍정적 찬사까지 받게 된다. 그리고 지자체에서 앞다투어 맨발 걷기를 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을 계속 만들고, 맨발걷기용 신발과 맨발걷기 운동법이 더욱 발전하면서, 맨발걷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부담이 더욱 줄어들 것이다. 맨발걷기가 건강신념모형을 바꾸는 것은 건강 증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맨발걷기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장애 인식이 감소하며, 새로운 요인으로 부상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맨발걷기를 시작하고, 그로 인해 우리 사회의 건강을 증진하게 될 것이다.

홍재화 - 걷기와 인체의 놀라운 신비 저자
[홍재화의 매트릭스로 보는 세상] 건강신념 모형의 변화, 맨발걷기 사회학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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