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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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료기관을 찾는 젊은 탈장 환자가 늘고 있다. 몸짱 열풍으로 강도 높은 운동에 도전하다가 복압(복부 내부의 압력)이 높아져 탈장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불룩해진 탈장 부위가 누워도 들어가지 않고 통증이 있다면 바로 응급실을 찾아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탈장 증상으로 국내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9만2334명 중 20~30대 환자는 6.8%였다. 탈장 환자 상당수는 50세 이상 장년층이다. 의료계에선 최근 젊은 탈장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윤소경 순천향대서울병원 외과 교수는 “평균 수명이 늘면서 탈장으로 병원을 찾는 어르신이 많아졌지만 최근 젊은 탈장 환자도 늘고 있다”며 “몸짱 열풍 때문에 복근 운동을 많이 하는 게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몸짱' 열풍에 2030 탈장 환자 증가…사타구니 근처 불룩해졌다면 의심을
탈장은 쉽게 생각하면 장이 탈출하는 질환이다. 선천적, 후천적 원인으로 몸을 둘러싼 벽에 약한 틈이 생겨 이곳으로 장기 및 조직이 탈출하는 것이다. 배꼽, 대퇴부, 서혜부(사타구니), 이전 수술부위 등 여러 위치에서 발생할 수 있는데 복벽이 약해져 사타구니 근처 탈장이 생기는 게 가장 흔하다.

평소 평평하던 인체 부위가 어느 날 갑자기 불룩해졌다면 탈장을 의심해봐야 한다. 배에 압력이 가해지면 서혜부 한쪽이 부풀어 오르고 묵직한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기침하거나 힘을 줄 때 증상이 심해지기도 한다. 오랜 기간 서 있으면 불룩한 부분이 더 커지고 누우면 사라지는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탈장됐던 장관이 복강 내로 되돌아가면서 꾸르륵 소리가 나기도 한다.

대개 탈장은 복압이 계속 올라가는 경우에 주로 생긴다. 복부엔 늘 높은 압력이 가해진다. 이 상태로 오랜 기간을 살면 복압이 누적되기 때문에 탈장은 고령층에게 흔한 질환이다. 나이뿐 아니라 특정 행동이나 직업 등의 요인 탓에 탈장이 생기기도 한다. 무거운 물건을 반복적으로 들거나 성악가처럼 계속 배에 힘을 많이 주는 사람도 탈장이 생기기 쉽다. 오랜 기간 기침하거나, 수술 부위 상처 때문에 복벽이 약해져 생기기도 한다.

모든 탈장 환자에게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탈장이 생기면 우선 탈출된 장기가 다시 자리를 찾아 들어가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누운 자세에서 편안하게 힘을 뺀 뒤 탈장 부위를 살펴보면 된다. 눕기만 해도 쏙 들어가거나 손으로 지그시 누르기만 해도 쏙 들어가면 응급 수술이 필요한 상태는 아니다. 다만 이때 세게 힘을 줘 탈장 부위를 누르면 안 된다. 윤 교수는 “이런 상태라면 응급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라며 “성인 탈장은 없던 상태로 돌아가는 게 쉽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커지기 때문에 병원을 찾아 수술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만약 튀어나온 덩어리가 들어가지 않고 통증이 있다면 바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작은 구멍으로 탈출한 장기가 끼어 피가 통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방치하면 조직이 괴사해 장기를 잘라내는 대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 빠른 시간 안에 수술해야 한다. 윤 교수는 “탈장 수술의 목표는 구멍 난 결손 부위를 막아 장이 튀어나오지 않게 하는 것”이라며 “전통적 절개수술, 복강경 수술, 로봇 수술 등을 활용한다”고 했다.

수술 후엔 배에 압력이 올라가는 동작 등을 삼가야 한다. 수술 뒤 한 달 정도는 복근운동을 하거나 무거운 것을 드는 동작은 피해야 한다. 변을 볼 때 과도하게 힘을 주지 않도록 변비가 있는 사람은 변비약을 먹어 배변 활동을 돕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