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론조사회 조사…응답자 63% "국가가 교훈 계승하고 알려야"
일본인 66% "간토대지진 당시 헛소문으로 인한 혼란 모른다"
일본인 3명 중 2명은 1923년 발생한 간토대지진 당시 벌어진 조선인 학살과 관련해 헛소문으로 혼란이 가중됐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도쿄신문은 일본여론조사회가 우편으로 지난 6∼7월 실시한 간토대지진 100주년 방재 관련 여론조사에서 '간토대지진 당시 정보가 부족해 많은 지역에서 사실이 아닌 소문이 퍼져 혼란이 심해졌다는 사실을 아는가'라는 질문에 '모른다'는 응답자가 66%였다고 20일 보도했다.

반면 이 질문에 '알고 있다'고 한 응답자는 33%였다.

도쿄신문은 '알고 있다'는 응답자 비율과 관련해 청년층이 25%로 가장 낮았고,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고 전했다.

아울러 '현대에 간토대지진과 같은 대규모 재해가 발생할 경우 헛소문이 퍼지는 사태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물음에는 82%가 '일어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고,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는 16%였다.

간토대지진에 대해 알고 있는 사항을 꼽아 달라는 질문(복수응답 허용)에는 '강렬한 지진(규모 7.9)이었다'를 택한 응답자가 61%로 가장 많았다.

이어 '희생자가 다수(약 10만5천 명)에 달했다'(54%), '낮에 발생해 도쿄와 요코하마 등지에서 대규모 화재가 일어났다'(54%), '희생자의 80% 이상은 화재가 원인이었다'(38%) 순으로 나타났다.

또 간토대지진의 교훈을 계승하고 알려야 할 주체에 대해 63%는 '국가'라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18세 이상 남녀 3천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유효한 응답을 보낸 1천758명의 의견을 취합해 결론을 냈다.

간토대지진은 일본 수도권이 있는 간토 지방에서 1923년 9월 1일 일어났다.

지진으로 10만여 명이 사망하고, 200만여 명이 집을 잃었다.

일본 정부는 당시 계엄령을 선포했고, 일본 사회에는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거나 '방화한다' 같은 유언비어가 유포됐다.

이러한 헛소문으로 약 6천 명으로 추산되는 조선인과 중국인 약 800명이 자경단 등에 의해 살해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