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립지공사, 기술 개발로 판로 열어…"비용 절감 효과도"
10년간 97% 버려지던 '황 부산물'…농작물 살균제로 재탄생
10년간 수도권매립지 내 매립가스 정제 과정에서 버려지던 황(S) 부산물이 실험 끝에 실용성을 인정받았다.

19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수도권매립지에서 발생한 황 부산물은 모두 4만8천500㎥(연평균 4천850㎥)로 집계됐다.

공사는 그동안 매립가스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덩어리 형태의 황 부산물을 위탁 운영사가 의무적으로 처리하도록 계약을 맺어왔다.

그러나 뚜렷한 처리 방법이 없다 보니 전체의 97.3%(4만7천180㎥)가 경기 연천·파주·포천 등지 야적장에 보관됐고 실제 활용량은 2.7%에 불과했다.

플라스틱 통에 담긴 황 부산물이 해마다 야적장에 쌓이면서 인근 주민들로부터 불편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다.

이에 공사는 대규모 수도권매립지 특성상 지속적인 황 부산물 발생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고려해 실용화 기술 개발과 함께 시장 개척에 나섰다.

공사는 2021년 4월 위탁사가 처리해야 할 황 부산물을 공사가 활용할 경우 용역 범위에서 제외하는 내용으로 계약 내용을 변경했다.

이어 고체 덩어리인 부산물을 분말로 만드는 건조 실험을 거쳐 국내·외 수요자의 요구 조건에 따라 탈수 실증 실험을 진행했다.

지난해에는 황 분말을 농작물에 적용해 실험한 결과 고구마와 토마토, 난 등에서 곰팡이 제거를 위한 살진균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입증됐고, 동물 사료 분야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발견됐다.

공사는 국내 농자재 가공업체들이 현장 적용실험을 마친 황 분말에 대해 구매 의사를 밝히자 공개 입찰에 나섰다.

그 결과 5개 업체와 총 2천332만원 상당의 판매 계약을 맺어 올해 생산 예정량인 4천㎥ 중 1천950㎥를 처리하게 됐다.

공사는 이번 판매 계약으로 연간 황 부산물 처리 비용이 당초 12억원에서 8억원으로 4억원 정도 절감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공사는 황 부산물을 콘크리트 원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해 제조 기술 개발에 나서는 등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처분해야 할 물질을 활용해 가치를 창출한 사례"라며 "앞으로 시장 판로 확대와 추가 기술 개발을 통해 남아있는 황 부산물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