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제너럴모터스(GM)의 인도 탈레가온 공장을 인수한다. 기존 첸나이 공장(연산 82만 대)에 탈레가온 공장(13만 대) 등을 더해 인도에 연간 100만 대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됐다. 생산능력 확충으로 세계 3대 자동차시장인 인도에서 톱티어 지위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16일 인도 하리아나주 현지법인에서 GM 인도법인과 탈레가온 공장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구조조정 일환으로 인도에서 철수하는 GM의 현지 공장을 인수한 것이다. 회사 측은 연내 인도 정부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인수금액은 서로 공개하지 않기로 했지만, 업계에서는 수천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대차가 탈레가온 공장을 인수하는 것은 급성장하는 인도시장에서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기 위해서다. 인도는 지난해 476만 대가 판매되며 중국(2320만 대), 미국(1420만 대)에 이어 세계 3대 자동차시장에 올랐다. 승용차시장은 380만 대 규모로 2030년에는 50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30%로 확대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현대차는 지난 7월까지 인도에서 34만6711대를 판매하며 일본 마루티스즈키(41.7%)에 이어 점유율(14.6%) 2위를 지키고 있다. 기아는 15만6110대(점유율 6.6%)로 5위다. 2025년 탈레가온 공장의 본격 가동과 기아 현지 공장 증설로 선두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8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20년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인도를 찾아 생산·판매 전략을 점검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전기차 현지 생산에도 나선다. 지난해 인도 전기차 판매는 약 4만8000대에 불과했지만 2030년에는 10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탈레가온 공장 인수에 따른 기존 첸나이 공장의 여유 능력을 신규 전기차 생산라인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김일규/빈난새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