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데뷔한 '베트남 전기차'…단숨에 벤츠·BMW 시총 제쳤다
주가 70% 뛰며 시총 850억달러
폭스바겐·GM 등 넘어 세계 3위
작년 21억弗 손실…거품 논란도
美에 실제 등록된 車는 137대뿐
부채는 26억弗로 재무상태 불안
○22달러 개장, 종가는 37.06달러
이날 나스닥시장에서 빈패스트는 주당 22달러에 출발했다. 우회 상장 통로가 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블랙스페이드에퀴지션은 애초 이 회사 가치를 230억달러(약 31조원·주당 10달러)로 평가했다. 시초가부터 평가 가치의 두 배 이상을 인정받은 셈이다.이날 빈패스트 종가는 37.06달러였다. 시초가 대비 68% 이상 뛴 수준이며, 시가총액은 850억달러(약 114조원)를 웃돈다. 이는 미국 내 모든 전기차 스타트업의 시총을 합친 금액보다 많다. 포드(480억달러), GM(470억달러), 현대차그룹(621억달러), BMW(684억달러), 폭스바겐(695억달러), 메르세데스벤츠그룹(795억달러) 등보다 시총 규모가 크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 중 빈패스트보다 시가총액이 큰 기업은 테슬라(7300억달러)와 도요타(2681억달러)뿐이다.
○팜녓브엉 회장 자산 52조원 더 불어나
뉴욕 월가에선 빈패스트의 모회사인 빈그룹의 팜녓브엉 회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팜녓브엉 회장은 2017년 빈패스트를 세웠다. 빈패스트 보통주 23억 주의 99%를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다. 그는 빈패스트 상장으로 순자산이 390억달러(약 52조원) 불어났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팜녓브엉 회장은 모스크바에 유학하던 중 소련이 붕괴하면서 1993년 우크라이나로 이주했다. 그는 이곳에서 인스턴트 국수 제조업체인 테크노컴을 설립해 매출 규모 연 1억달러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후 2000년 베트남으로 돌아와 사업 확장에 나섰다.
특히 부동산 부문에서 큰돈을 벌었다. 2017년은 빈그룹의 최대 전환점이었다. 빈패스트를 이때 설립했으며 같은 해 10월에는 제약업체 빈파, 이듬해엔 스마트폰 제조업체 빈스마트를 잇따라 세웠다.
○거품 논란 끊이지 않아
빈패스트의 성공적인 상장에도 거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적은 시장 기대에 비하면 저조한 편이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 줄었고, 5억9800만달러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지난해 연간 손실은 21억달러에 달한다. S&P글로벌모빌리티에 따르면 지난 6월까지 미국에서 정식으로 등록된 빈패스트 차량은 137대에 불과했다.빈패스트는 보유 현금에 비해 부채도 과도하게 많다. 2023년 1분기 말 기준 빈패스트의 총 현금은 1억5800만달러에 불과하지만 총부채는 26억달러에 육박한다. 주가에 거품이 끼었다는 것은 주가매출비율(PSR)에서도 나타난다. 빈패스트의 PSR은 15.85배다. 루시드와 리비안 등 기존 전기차 업체의 올해 예상 매출을 기반으로 한 평균 PSR은 약 3.35배다.
빈패스트가 이 비율에 도달하려면 미국 생산을 시작하는 내년에 260억달러 이상의 매출이 필요하다. 시킹알파는 “최대 생산 능력을 발휘하더라도 현재 제품 라인업의 판매 가격을 고려할 때 이 수치를 달성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빈패스트는 미국 현지 공장 건설과 더불어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규제 인증에 나서는 등 공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미국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인 ‘VF9’을 출시할 계획이다.
장서우 기자/뉴욕=박신영 특파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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