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비구이위안發 부동산 우려에 7월 지표 부진까지…항셍 1%대 하락 중
예상보다 강한 美 소매판매에 고금리 전망 힘 얻어…미 증시 1%대 빠져
'미국 고금리에 중국 경제 우려까지'…세계 증시 동반 약세
예상보다 강하게 나온 미국의 소비 지표로 미 고금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더해 부동산 분야를 비롯한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글로벌 증시가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1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전 11시 30분 기준 홍콩 항셍지수는 전장 대비 1.26%,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는 1.19% 하락한 상태다.

중국 본토의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는 각각 0.68%, 0.60% 내렸고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1.03%), 코스피(-1.20%), 대만 자취안지수(-0.16%) 등 다른 아시아 주요 증시도 하락세다.

이날 아시아 증시는 전날 유럽과 미국 증시의 흐름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15일(현지시간) 유럽 증시에서는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지수가 0.96% 떨어진 것을 비롯해 독일 DAX지수(-0.86%), 영국 FTSE지수(-1.57%), 프랑스 CAC 지수(-1.10%) 등이 일제히 내렸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1.02%),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1.16%), 나스닥지수(-1.14%) 등 3대 지수 모두 1%대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S&P 500지수는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5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내려갔다.

시장에서는 대형 부동산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 등 중국 경제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비구이위안이 7일 달러 채권에 대한 이자 2천250만 달러(약 300억원)를 내지 못하면서 건설업계 전반으로 위기가 전염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전날 소매판매·산업생산·실업률 등 중국의 7월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왔다.

또 지난달 은행 대출이 14년 만에 최저를 찍고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진입한 데다 수출도 감소하는 등 경제 전반에 먹구름이 드리운 상태다.

중국 당국이 1년 만기 중기 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 등을 낮췄지만 시장에서는 추가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며, JP모건체이스는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에서 4.8%로 낮췄다.

이날 미국의 7월 소매 판매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온 점도 하락을 압박하는 요인이 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7월 소매 판매 실적은 전월 대비 0.7% 상승해 시장 전망(+0.4%)을 뛰어넘었는데, 미국 경제가 여전히 탄탄한 만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더 높은 기준금리를 더 길게 고수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는 것이다.

매파로 분류되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이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여전히 "너무 높다"면서 금리 인상 종료를 선언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을 밝히며 이러한 심리를 키웠다.

이밖에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JP모건체이스 등 미국 은행들에 대한 등급 하향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미국 증시에서 은행주들이 무더기로 급락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