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누가 샤넬·구찌 입어요"…대세는 '조용한 금수저룩'
업계에 따르면 '조용한 럭셔리', '금수저룩'으로도 불리는 이러한 올드머니룩이 올해 들어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 전파되며 하나의 패션 코드가 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수입·판매하는 대표적인 최고급 올드머니룩 브랜드 가운데 하나인 이탈리아의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 이상 증가했다고 13일 밝혔다.
세심한 마감이 돋보이는 니트웨어 제품부터 재킷, 팬츠, 스커트, 스니커즈 등이 고루 인기를 끌었다. 누구나 알만한 명품 로고 하나 없이 고급 소재와 심플한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색상도 튀지 않는 화이트, 베이지, 블랙 등이 주를 이룬다.
올드머니룩에 포인트를 줄 수 있는 고급 액세서리도 덩달아 잘 팔리고 있다. 미국의 고급 주얼리 브랜드인 크롬하츠는 같은 기간 매출이 81.7%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올드머니룩이 근래 유난히 주목받는 배경으로 사회경제적인 요인을 언급하기도 한다. 팬데믹과 함께 경기 침체의 터널을 지나오며 유행에 민감한 패스트 패션보다는 질 좋은 기본 아이템을 중심으로 오래 입을 수 있는 패션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는 것이다. 클래식한 느낌이 녹아든 복고 트렌드의 영향과 함께 타인의 시선을 끌려는 과시적인 패션 소비에 대한 반작용이라는 시각도 있다.
올드머니룩이라고 값비싼 제품만 잘 나가는 것은 아니다. 대중성을 갖춘 국내외 디자이너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패션 플랫폼 W컨셉에서도 7월 한 달간 올드머니룩 관련 제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5% 증가했다. 여름철 수요가 높은 맥시 원피스와 롱·미디 스커트의 매출 신장률이 각각 50%, 45%로 특히 인기가 높았다. W컨셉 관계자는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올드머니룩 특유의 깔끔하고 수수한 고급스러움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MZ세대에 어필했다"고 설명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
기사 스크랩
-
공유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