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가 주호민/사진=연합뉴스
웹툰 작가 주호민/사진=연합뉴스
웹툰 작가 주호민 씨와 그의 아내가 특수교육 교사를 상대로 제기한 아동학대 혐의 고소 사건에서 해당 녹취록을 분석한 특수교육 전문가가 분노의 감정을 드러냈다.

류재연 나사렛대 특수교육과 교수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밝힌 주호민 씨 2차 입장문과 관련하여 그의 거짓과 피해 교사에 대한 고상한 모욕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며 "주호민 씨가
어떻게 살짝살짝 거짓말을 섞어서 자신을 방어하고, 피해 교사를 은밀하고 고상한 표현으로 공격했는지를 조만간 면밀하게 공개하겠다"면서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류 교수는 이어 "이 사건은 경찰, 검찰, 변호인, 유명인, 장애 부모 단체, 언론, 정치인들의 야합으로 이루어진 것이며, 교육 관료들과 주호민 씨의 영향을 받은, 소위 학계 전문가들이 무능함과 무책임, 비겁함으로 이 사건 가해자의 역할을 하였다고 판단한다"며 "이에 대한 증거나 정황 등에 대해서는 추후 하나씩 밝힐 것"이라고 예고했다.
/사진=류재연 나사렛대 특수교육과 교수 페이스북 캡처
/사진=류재연 나사렛대 특수교육과 교수 페이스북 캡처
류 교수는 발달장애 선별의 필수 검사 도구를 개발한 특수교육 권위자로 꼽힌다. 주 씨 부부가 법원에 아동학대 자료로 제출한 녹취록을 듣고 "아동학대로 볼만한 발언은 없었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 교수는 "저는 사건 녹취록을 전부 검토하였고, 해당 교사의 수업에서 주호민 씨 아들의 음성도 들었다"며 "결론적으로, 저는 제3자적 입장에서 피해 교사와 주호민 씨의 주장 모두를 고려했던 입장을 철회하고 '허위를 반박하지 않으면 진실이 된다'는 제 직업 윤리의식에 근거하여, 피해 교사를 위한 당사자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게 이제 중립적 자세는 단지 가해자를 옹호하는 수단에 불과한 비겁한 처사"라며 주호민 씨에게 "사모님이 하신 선생님 수업 녹음 원본, 전 국민에게 공개하고 억울함을 풀어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주호민 씨의 자세에 대해 비난하지는 않았다. 류 교수는 주 씨의 아내에게 "주호민 씨는 지금 당신이 한 일을 수습하기 위해 가장으로서, 최선의 일을 하고 있다"며 "유명세 때문에 홍역을 치르고 있고, 언론은 온통 주호민 개인에게 이리 떼처럼 달려들어 물어뜯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발달 장애인 이들의 아들에 대해 "정말 사랑스러운 아이라는 것을 수업 시간에 보여준 반응을 통하여 온몸으로 느꼈다"며 "필요하면 제가 당분간 성심을 다해 보호하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주호민 씨 부부는 지난해 9월 자신의 아들을 가르쳤던 경기도 한 초등학교 특수교사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고,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A씨가 통합학급 같은 반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려 학교폭력 가해자로 분반 조치가 있었다는 점, A씨가 갈등 해결을 위해 고군분투했다는 점 등이 알려지면서 주호민 씨 측에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특히 최근 학부모들의 교권 침해 행위에 대한 비판이 더욱 거세진 상황에서 대중들의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주호민 씨는 지난 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 게시판에 2차 입장문을 올리고 아이의 상태, 성교육 강사 요구, 녹음, 5명의 변호사 상담, 분리 요구 대신 고소를 택한 이유, 고소 이후 상황, 재판 상황, 전학을 선택한 이유, 현재의 제도에 대한 문제점 등에 대해 입장을 상세하게 밝히며 "선처를 요청한다는 탄원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