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연구원이 인천 송도공장에서 위탁개발생산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 연구원이 인천 송도공장에서 위탁개발생산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7년차 바이오기업 A사는 분자생물학 전공 박사를 임상책임자로 채용하는 데 꼬박 1년6개월이 걸렸다. 글로벌 임상 경험자를 물색했지만 국내에서는 찾지 못했다. 싱가포르 바이오기업에 근무하던 박사급 인재를 가까스로 찾아내 채용했다. 하지만 상당수 바이오기업은 눈높이에 맞는 임상 인력을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글로벌 신약 임상이 늘면서 관련 인력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28일 한국경제신문이 한국바이오협회의 ‘국내 바이오산업 인력 실태조사’ 보고서 3년치를 전수분석한 결과, 지난 3년간 250여 개 바이오기업이 구인에 나선 연구개발 경력직 2054명 중 실제로 채용한 인원은 1737명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퇴사한 경력직은 2202명에 달해 기존 인력 유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약 개발 기업은 글로벌 임상이나 기술 이전 등의 업무 경험이 있는 인력을 확보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업계에서는 바이오벤처기업의 절반 가까이가 자금난과 인력난 이중고에 시달린다고 보고 있다. 바이오 투자가 위축돼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고급 인력이 네이버 카카오 등 정보기술(IT) 기업과 제약회사 등으로 이탈하고 있어서다. 한 바이오기업 대표는 “시장 상황이 좋았을 때는 거액의 스톡옵션을 주고 채용했으나 요즘은 이마저 어렵다”며 “세분화된 인력 양성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