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린강 유입 수량 줄어 수력발전소 발전량 감소…전력 소비량은 증가
전력난 악화 키르기스, 에너지 분야 비상사태 돌입…3년간 유지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이 수년간 지속하는 전력 부족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다음 달부터 에너지 분야 비상사태에 돌입한다고 현지 매체 등이 26일 보도했다.

키르기스스탄 매체와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 등에 따르면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은 지난 2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통령령에 서명했으며, 에너지 분야 비상사태는 오는 8월 1일부터 시작해 2026년 12월 31일까지 3년여간 유지된다.

이와 관련해 자파로프 대통령은 "기후변화와 나린강 유역으로 유입되는 수량 감소, 전력 소비 증가에 미치지 못하는 발전량 등과 관련한 에너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긴급 조치를 취한다"고 밝혔다.

코메르산트는 키르기스스탄 에너지 부족 사태가 심화한 주요 원인으로 나린강 유역에 유입되는 수량 감소에 따라 주변 수력발전소들의 발전량은 줄어든 반면 전력 소비량은 급격히 증가한 점을 꼽았다.

지난 한 해 키르기스스탄의 전체 발전량은 약 140억㎾h(킬로와트시)로 집계됐지만, 전력 소비량은 이보다 많은 172억㎾h로 나타났다.

키르기스스탄 당국은 또 올 한해 전력 소비량이 166억㎾h에 이르면서 19억㎾h가량의 전력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 2026년까지 전력 소비량이 190억㎾h까지 증가함에 따라 부족량도 50억~60억㎾h까지 늘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까닭에 한 소식통은 키르기스스탄 에너지 당국이 향후 단전 조치에 나설 수 있다고 했다.

또 키르기스스탄이 부족한 전력 확보를 위해 이웃 국가인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으로부터 전기를 수입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앞서 키르기스스탄은 작년 2분기와 4분기에도 우즈베키스탄 등 주변 국가들로부터 모두 13억㎾h 이상의 전기를 공급받았다.

이밖에 키르기스스탄 당국은 오는 9월 1일부터 재생에너지 시설 건설이라는 당초 목적과 달리 활용되는 토지에 대한 사용 권리도 중단시킬 방침이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키르기스스탄이 전력 부족난을 해결하기 위해 추가로 수력발전소나 원자력 발전소를 건립할 수 있지만 막대한 투자 비용 등을 고려할 때 향후 3년 안에 이를 마무리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실제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은 키르기스스탄에 소형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제안한 상황이나 진척된 내용은 거의 없다.

이런 까닭에 일부에서는 단기간에 전력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화력발전소 발전량을 늘릴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