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장기적으로 농작물 피해에 무역·투자 악영향" 우려
美서만 야외 근무인력 2천200만…"폭염에 경제적 손실 점점↑"
남유럽, 미국을 비롯한 지구촌 북반구 곳곳의 기온이 최근 치솟은 가운데 폭염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클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간) "폭염의 경제적 악영향이 점점 커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기후변화가 경제에 초래하는 타격이 심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례없는 올해 폭염의 단기적 문제로는 관광지의 잠정 폐쇄, 저녁때 야외식사의 포기, 에어컨 가동을 위한 전기소비 증가 등의 사례를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노동생산성 약화, 농작물 피해, 사망률 상승, 세계 무역 및 투자 위축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경제적 악영향을 몰고 온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라고 NYT는 소개했다.

NYT에 따르면 유럽 싱크탱크 경제정책연구소(CEPR)와 연계된 연구자들은 유럽에서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루마니아, 독일이 지난 20년간 기후 관련 재난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았고 유럽 내 중부 및 동부 국가들에서도 점점 기후 문제에 따른 타격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유럽 내 여러 정부가 파손된 기반 시설 교체, 보조금 지원 등 공공지출 확대에 대한 압박을 받게 됐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CEPR 측 연구자들은 기후 변화가 경제 활동을 위축시키고 세수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영국에 기반을 둔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의 분석가들은 지난 반세기 동안 기후와 연관된 재난 한건당 투입 비용이 거의 77%나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또 지난해 발표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92∼2013년 인간이 초래한 폭염이 전 세계 경제에 미친 누적 손실이 5조 달러(약 6천300조원)에서 29조3천억 달러(3경 7천93조원) 사이로 추정됐다고 NYT가 전했다.

이 연구에 참여한 미국 기후학자 저스틴 맨킨은 "우리는 극심한 더위를 현지화된 현상의 하나로 생각한다"며 지금 폭염이 인간에게 '미개척지'의 일종인 것은 단순히 규모가 아니라 한꺼번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만 2천200만명이 야외에서 일하고 개발도상국들에서는 경제활동을 야외에서 하는 인구 비중이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으로 폭염 탓에 야외 경제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우려로 풀이된다.

맨킨은 폭염이 발전소에서 정전을 일으키고 심지어 도로를 휘어지게 하는 등 기반 시설 운영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