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통장 만들면 다 되는 거 아냐?…방심하면 청약기회 날린다

서울 민영 아파트 분양 받으려면
2년 이상 가입 300만원 모아야
청약홈서 청약 연습·가산점 계산
‘알리미’ 받아 관심지역 분양 일정 체크

“젊고 자금이 부족할수록 집을 마련하려면 청약 시장을 두드려야 합니다.”

부동산 전문가에게 20·30대 청년층이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을 물어보면 대부분은 주택 청약을 추천한다. 청약은 새로 지었거나 지어질 예정인 아파트를 일정 조건을 갖춘 사람에게 살 수 있도록 자격을 주는 제도를 의미한다. 보통 건설사는 주택을 짓기 전이나 초기 단계, 일부는 준공 후 청약을 통해 주택을 분양한다. 주택 청약에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은 청약저축과 일정한 요건을 갖춰야 한다.

청약은 기존에 지어진 아파트를 사들이는 것에 비해 가치가 높은 새 아파트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확보할 수 있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계약금, 중도금, 잔금 등 주택 구입에 들어가는 모든 자금을 2~3개월 안에 마련해야 하는 기존 주택 매매와는 달리 약 3년에 걸쳐 낸다는 것 역시 청약의 매력이다. 청약에 참여하는 사람은 10~20%의 계약금을 먼저 내고, 주택 대금의 60% 이내인 중도금을 6회에 나눠 납부한다. 이후 나머지 잔금을 치르면 된다. 상대적으로 자금 여유가 적은 사람도 참여할 수 있는 셈이다. 주택 청약은 재개발·재건축 매물을 구입해 조합원이 되는 것과 비교할 때 정해진 기간 내 안전하게 주택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이렇듯 장점이 뚜렷하다 보니 전문가들은 자격 요건을 갖춰 분양 단지 중 자신이 선호하는 조건에 맞춰 청약에 도전할 것을 조언한다. 장점이 많은 만큼 경쟁이 치열해 자신에게 맞는 곳을 꾸준히 공략하는 게 성공 확률을 높이는 길이다. 민간 아파트를 사는 민영주택 청약뿐 아니라 청년, 서민, 신혼부부 등에 유리한 공공주택 청약도 고려하면 좋다.

청약의 기본 조건, 청약저축

아파트 청약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적인 두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첫째로 청약 저축에 가입하는 것. 그리고 부동산원에서 운영하는 청약홈 홈페이지를 사용하는 것이다.

청약저축 상품 가입은 주택 청약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요건에 해당한다. 과거에는 무주택 세대주만 가입할 수 있는 청약저축, 유주택자도 가입할 수 있는 청약부금과 청약예금 등 다양한 상품이 나뉘어 있었지만 이를 모두 통합해 주택청약종합저축을 만들었고 현재는 이 상품에만 신규 가입할 수 있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매월 2만~50만원을 저축할 수 있고 주택 규모에 제한 없이 청약 신청이 가능하다. 우리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IBK기업은행, DGB대구은행, 부산은행, 경남은행 등 9개 은행에서 가입할 수 있다.

청약저축에 가입했다면 분양받고자 하는 아파트가 있는 지역의 1순위 통장 요건을 미리 파악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가입한 청약저축이 1순위 통장이 되기 위한 조건은 청약하고자 하는 지역과 청약하려는 주택 크기 등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투기과열지구와 청약과열지역에 지어지는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는 청약저축에 가입한 지 2년이 지나야 1순위 조건에 해당한다. 수도권은 1년, 수도권 외 지역은 6개월 이상 납입해야 1순위 조건을 충족한다. 민영 아파트의 경우 서울과 부산은 전용면적 85㎡ 이하 300만원, 102㎡ 이하는 600만원 이상을 모아놔야 한다. 135㎡ 이하 1000만원, 모든 면적은 1500만원이 있어야 1순위 자격이 인정된다. 그 밖의 광역시는 250만~1000만원, 특별시 및 광역시 제외 지역은 200만~500만원의 예치금이 있어야 한다. 가령, 서울 강남구에 공급하는 전용면적 84㎡ 아파트를 분양받고 싶다면 청약저축에 2년 이상 가입해 300만원 이상을 모아놔야 1순위 조건을 인정받는다.

공공주택은 예치금 조건 없이 가입 기간 충족 조건만 채우면 1순위 통장이 된다. 하지만 1순위 청약자가 많아 경쟁이 생기면 3년 이상 무주택 가구 구성원 중 납입인정금액이나 납입 회차가 많은 순으로 당첨자가 결정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청약저축에 10만원 안팎의 금액을 꾸준히 모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청약홈’과 친해지기

청약 저축 통장을 만들었다면 청약을 위한 기본 조건을 갖춘 셈이다. 청약에 앞서 아파트 분양 공고를 확인하고 청약을 할 수 있는 한국부동산원 청약홈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청약센터 등 홈페이지에 접속해 수시로 관련 정보를 찾는 습관을 들이면 좋다.

현재 청약을 할 수 있는 홈페이지는 크게 민영주택 분양과 민간 사전청약, 공공지원 민간임대 등을 신청할 수 있는 한국부동산원 청약홈과 LH의 LH청약센터 등이 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 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 지방공사가 공급하는 공공주택도 각자 페이지에서 공고를 확인하고 청약할 수 있다. 공사의 청약 사이트에서는 공공주택을 분양받거나 임대할 수 있다.

이 중 청약홈은 2020년부터 기존의 아파트투유(금융결제원)와 KB국민은행 청약 사이트를 통합해 청약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든 사이트다. 청약 공고 확인과 신청·취소는 물론이고 청약 연습과 가산점 계산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어 청약을 노리는 20·30대라면 반드시 방문해야 한다. 청약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주요 민영주택 청약은 청약홈을 통해 신청하기 때문에 청약, 그중에서도 민간 분양을 노리는 사람이라면 청약홈을 자주 들어가서 공고를 수시로 확인하는 것이 청약 성공을 위한 빠른 길이다. 공공주택 청약은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기관의 자체 홈페이지에서 공고와 신청 절차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LH와 SH, GH 등 홈페이지를 꾸준히 방문해야 한다.

청약홈은 별도 회원가입 절차 없이 공동인증서나 금융인증서, 네이버·KB국민·토스 인증서를 사용해 간단히 로그인할 수 있다. PC 홈페이지뿐 아니라 모바일 앱, 모바일 웹 등으로도 간편하게 접속할 수 있다.

초보를 위한 청약홈 기능

청약홈은 주택 청약에 처음 도전하는 사람도 실수하지 않고 청약할 수 있도록 유용한 기능을 여럿 제공하고 있다. 우선 자신과 가족 중 청약 제한에 걸리는 사람은 없는지 스스로 확인해볼 수 있도록 청약 자격 확인이 가능하다. 이용자는 자신의 세대 구성원을 미리 등록하고 이들의 동의를 받으면 세대원 전원의 청약 자격 현황을 볼 수 있다. 투기과열지구에서 공급되는 주택이나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에 당첨된 사람이 있는 세대는 당첨일로부터 10년 동안 재당첨이 제한된다. 청약과열지역에서 공급되는 주택은 당첨 후 7년,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이나 투기과열지구 내 정비조합 주택에 당첨되면 5년간 청약할 수 없다.

청약 자격 확인은 청약 신청자가 본인이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가구 구성원의 청약 제한 사유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다. 행정안전부 자동 서류발급 서비스와 연계돼 가족관계증명서 자동등록으로 간편하게 세대원 등록이 가능하다. 단, 해당 가구 구성원의 동의가 있어야 구체적인 내용을 조회할 수 있다. 청약 자격 확인은 필수 절차는 아니어서 가구 구성원을 등록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청약에는 참여할 수 있다.

청약홈 첫 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는 ‘청약알리미’ 기능도 유용하다. 청약을 넣고자 하는 지역의 분양소식이나 관심 단지의 청약 접수 일정을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으로 받는 서비스다. 지역은 최대 10곳까지 등록할 수 있으며 신청일로부터 1년간 서비스가 제공된다.

본청약에 돌입하기 전 청약 연습을 해볼 수 있다. 국민주택과 민영주택, 특별공급과 일반공급 유형에 따라서 다양한 연습이 가능하다. 신청하고 싶은 공급 유형과 주택을 선택하면 거주지와 거주 기간, 무주택 기간, 자녀 수 등 자격 조건을 확인해 연습하면 좋다.

다만 청약홈에서 제공하는 일부 서비스는 특정 시간대만 가능하다. 청약 신청과 취소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청약 연습 신청도 같은 시간에만 가능하다. 청약 연습 내용을 조회하는 것은 오전 9시부터 밤 9시30분까지 가능하다. 이 외에 청약 신청 내역 조회와 청약통장 가입 내역 조회, 주택 소유 확인은 영업일이라면 24시간 언제나 가능하다. 청약 경쟁률은 청약 접수 종료일 저녁 7시 30분 넘어서 공개된다. 청약에 가점된 사람이 가점 몇점대로 당첨됐는지 등을 볼 수 있는 가점 정보는 당첨자 발표일에 확인할 수 있다.

복잡한 청약 공고, 뭐부터 볼까

청약 자격 사전 확인과 연습 등을 거쳐 실전 청약에 나설 때는 청약홈에 공개된 공고를 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입주자 모집 공고일과 규칙 적용 일자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청약은 입주자 모집 공고일을 기준으로 청약 자격에 해당하는 나이, 거주지역, 주택 소유 여부, 세대 구성, 거주 지역 등을 판단하기 때문이다. 공고일을 기준으로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할 경우 부적격 당첨자로 분류될 수 있어 특히 유의해야 한다.

전매제한과 거주 의무 요건이 적용되는지 여부, 유주택자의 1순위 신청 가능 여부 등도 공고에서 꼭 확인해야 할 주요 사항이다. 현재 수도권 공공택지와 규제지역,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에서 분양하는 주택은 3년간 전매가 제한된다. 과밀억제지역은 1년, 그 외 지역은 6개월 전매가 제한된다. 비수도권은 공공택지 또는 규제지역은 1년, 광역시는 6개월의 전매제한을 받고 그 외 지역은 해당 사항이 없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