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해 주민 위로하는 尹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집중호우 피해 지역인 충남 공주의 한우 축산농가를 찾아 피해 주민을 위로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피해 주민 위로하는 尹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집중호우 피해 지역인 충남 공주의 한우 축산농가를 찾아 피해 주민을 위로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충북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를 계기로 환경부가 수해 관리를 맡는 게 바람직하냐는 지적이 많아지고 있다. 전임 문재인 정부의 ‘물관리 일원화’ 정책에 따라 ‘수질 관리’에 특화된 환경부가 국토교통부의 하천 정비, 제방 관리 권한까지 넘겨받으면서 치수 능력에 구멍이 생긴 것 아니냐는 것이다. 정부·여당에선 치수 관리를 다시 국토부로 넘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심받는 환경부 치수능력

문재인 정부 이전만 해도 환경부는 수질을, 국토부는 수량을 관리하는 이원적 구조였다. 하천시설과 제방 등 이른바 ‘물그릇 관리’는 국토부 몫이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2017년 물관리 일원화를 추진했다. 이명박 정부 때 건설된 4대강 보(洑) 해체를 위해 국토부 수자원 업무를 환경부로 넘겼다는 관측이 많다.

당시 지상욱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국가 중 환경부가 수자원을 통합 관리하는 곳은 연중 강우량이 일정한 유럽 8개국뿐”이라며 “우리나라 연중 강우량의 70%는 8∼9월 폭우기에 집중되는데 홍수가 나면 (수질 관리를 주력으로 하는) 환경부가 어떻게 치수해서 국민을 구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국토부도 “환경부는 기본적으로 환경 보전을 중시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댐과 보 등을 건설하고 수량을 관리하는 치수 행정과는 맞지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물관리를 환경부로 일원화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했다. 이후 작년 말까지 수문조사, 댐 운영관리, 하천 점용허가, 하천 공사 및 유지보수, 하천시설 관리 등 국토부의 물관리 업무가 순차적으로 환경부에 넘어갔다. 홍수통제소, 수자원공사 등도 소관부처가 환경부로 바뀌었다. 정부 내에선 이번 참사와 관련해 “환경부가 물관리를 넘겨받은 지 1년6개월 만에 전문성 부족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번 참사와 관련된 미호강(미호천) 일대 정비 사업이 제때 완료되지 못한 점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국토부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미호강 하류와 금강 용담댐 상류 지역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2017년 3월부터 미호강 강외지구 정비사업에 착수해 2021년 12월 완공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정비사업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의 미호강교 도로 확장공사, 국가철도공단의 충북선 개량공사와의 연계 추진을 이유로 2020년 1월 중단됐다. 이후 지난해 1월부터 환경부 산하 금강유역환경청이 관련 업무를 넘겨받았지만 하천 정비 사업은 내년에나 재개하기로 했다.

특히 미호강 유역에선 6년 전에도 물난리가 났지만 환경부로부터 하천 관리를 위임받은 청주시는 준설 작업을 하지 않았다. 청주시는 환경부 산하 금강유역환경청이 필요한 예산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란 취지로 설명했다. 반면 금강유역환경청은 “청주시가 요구한 예산엔 ‘준설비용’ 항목 자체가 없다”고 해명했다.

치수 기능, 국토부 원상회복 추진

이와 관련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8일 “수자원 관리를 국토부가 아니라 환경부에서 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국토부에서 하던 수자원 관리를 문 정부 때 무리하게 일원화한 것이 화를 키웠다”며 “원상복구 해야 한다”고 했다. 당정은 지자체에 교부되는 하천 관리 예산을 국가가 관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행정안전부에서 지자체에 교부세를 내려보낼 때 용처를 ‘하천 관리’로 못 박는 안도 검토 중이다.

곽용희/서기열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