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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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휴가철에는 해외 로밍비가 눈에 띄게 줄 전망이다. 통신 3사가 휴가철 해외 여행객을 대상으로 역대급 할인 프로모션을 내놓고 있어서다. “로밍비가 과도하게 비싸다”는 정부의 으름장이 먹혀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기부 차관 "비싸다" 발언에…통신 3사, 역대급 로밍 할인 [정지은의 산업노트]
16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는 다음달까지 휴가철 해외 여행객을 겨냥한 로밍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한 명이 가입하면 일행이 데이터를 나눠 쓸 수 있는 혜택은 기본이다. 20대에겐 비용의 절반을 청구 할인 형태로 되돌려준다.

KT는 다음달 31일까지 매장을 방문하면 ‘음성 로밍 5500원 할인권’을 제공한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45개국에서 5500원에 약 46분 동안 통화를 제공한다. 가입자 한 명이 요금을 부담하면 본인을 포함해 최대 3명까지 추가 요금 없이 데이터를 나눠 쓸 수 있는 로밍 요금제 ‘데이터 함께 온(ON)’도 눈에 띈다. 공유 대상은 가족만이 아니다. KT에 가입한 지인이라면 똑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118개국에서 15~30일간 데이터 2~6GB를 3만3000~6만6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로밍 가족 결합 프로모션을 기획했다. 한 명이 SK텔레콤의 ‘바로’ 요금제에 가입하고 3000원을 추가하면 온 가족이 데이터를 나눠 쓸 수 있다. 신청자를 포함해 최대 5명까지 데이터 공유가 가능하다. 예컨대 3만9000원짜리 6GB 상품에 3000원을 더 내면 온 가족이 제공 범위 내에서 데이터를 함께 쓸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다음달 말까지 20대를 대상으로 로밍비를 할인해주는 행사를 진행한다. 20대 전용 ‘유쓰 청년요금제’ 이용자가 1만3200원짜리 ‘U+안심 로밍 제로프리미엄’에 가입하면 50% 청구 할인을 적용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전체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로밍비 할인 혜택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와이파이 라우터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로밍 요금제가 저렴해지면서 라우터 이상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확보됐다는 설명이다.

통신사들의 ‘로밍 전쟁’은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통신사 로밍비 인하를 꾸준히 압박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지난 4월과 6월 등 기회가 될 때마다 “연내 로밍 요금 인하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밍 프로모션으로 통신 3사의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외 사업자의 이동통신망을 사용한 대가로 국내 통신사가 해외 통신사에 지급하는 금액인 로밍도매요금은 그대로인 상태에서 할인 폭만 커졌기 때문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