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네덜란드 총리도 동행…협조시 10억 유로 금융지원 제안
EU 수장, '난민대응 협조 설득' 튀니지 한달만에 재방문 예정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오는 16일(현지시간) 이민자들의 '유럽행 진입로'로 여겨지는 튀지니를 다시 방문한다고 EU가 14일 밝혔다.

다나 스피난트 EU 집행위 부대변인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지난달 시작된 관련 논의가 마무리되기를 바라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11일 튀니지를 찾은 지 약 한달 만이다.

이번 방문 때도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동행할 예정이다.

세 사람은 지난달 튀니지 방문 당시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튀니지 경제 발전을 위해 10억 유로(1조 4천억원 상당)가 넘는 규모의 거시경제금융지원(Macro-financial Assistance)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지원에 더해 튀니지 국경 관리 및 불법 이주민 수색·구조 등을 위해 올해 EU 예산으로 1억 유로도 즉각 지원하겠다는 제안도 했다.

표면상 지원 이유는 '튀니지 경제 발전'이지만, EU의 최대 고민거리인 불법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해 튀니지에 '당근'을 제공하고 협조를 구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EU가 제안한 거시경제금융지원금은 현재 국제통화기금(IMF)이 튀니지와 진행 중인 구제금융 협상과 연계돼 있다.

튀니지 당국은 IMF가 구제금융 대가로 요구한 각종 개혁 조처를 거부하고 있어 EU 제안을 선뜻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처지다.

여기에 카이스 사이에드 튀니지 대통령은 EU가 금융지원과 별개로 지급하겠다고 밝힌 국경 관리 지원금에 대해서도 "우리는 (유럽행) 이민자를 막아주는 유럽의 국경수비대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당초 지난달 말까지 튀니지와 협상을 마무리 지으려던 계획이 무산된 EU로선 이번 방문을 계기로 사이에드 대통령 설득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