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주 질환-치매 연관, 또 다른 증거 있다"
치주 질환이 치매와 연관이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거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치과대학 구강의학·감염·면역학과의 알프도간 칸타르시 박사 연구팀은 치주 질환이 뇌 신경세포의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 형성을 차단하는 일을 하는 소교세포(microglia)의 활동을 방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12일 보도했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뇌 신경세포 사이사이 공간에 있는 표면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와 신경세포 안에 있는 타우 단백질이 잘못 접혀 응집하거나 엉키면서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주 질환은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조직과 뼈가 염증으로 손상되는 질환이다.

전체 뇌세포의 10~15%를 차지하는 소교세포는 주위 환경을 감시하다 손상된 뉴런(신경세포), 이물질, 감염원이 감지되면 동료들을 불러들여 이들을 먹어 치우기 때문에 뇌와 중추신경계의 면역세포로 불린다.

소교세포가 치주질환을 일으키는 구강 박테리아에 노출되면 과활성화돼 너무 많이 먹어 치워 비만해지면서 더 이상 베타 아밀로이드를 소화할 수 없게 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치주질환으로 인한 염증이 뇌에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그렇다면 구강 박테리아가 뇌세포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이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치주 질환은 개방된 상처이기 때문에 구강 박테리아가 혈관으로 들어가 혈류를 타고 신체의 어떤 부위로도 이동할 수 있다.

이 박테리아는 혈뇌장벽도 통과해 뇌로 들어가 소교세포를 자극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혈뇌장벽은 특정 혈관벽에 특수 세포와 물질들이 밀집해 마치 '지퍼'처럼 단단하게 조여진 곳으로 중요한 영양소만 선택적으로 뇌로 들여보내고 해로운 물질은 차단하는 한편 뇌의 노폐물을 내보내는 기능을 수행한다.

그러나 이 때문에 뇌 질환 치료에 도움이 되는 약물도 뇌에 전달하기가 쉽지 않다.

연구팀은 생쥐의 구강 박테리아로 치주질환을 유발한 생쥐 모델을 이용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생쥐의 치주질환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구강 박테리아가 뇌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어 생쥐의 뇌로부터 소교세포를 채취해 구강 박테리아에 노출시켰다.

그러자 소교세포가 자극을 받아 지나치게 활성화돼 신경 염증이 발생하면서 뇌 신경세포의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 처리에 변화가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신경 염증 저널' 최신호에 실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