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 700배의 질주…"에코프로 전망은 신의 영역" 증권사도 손 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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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군단 vs 공매도 '대혈투'가 빚은 황제주
연초 11만원서 848% 폭등하자
'저격팀' 만든 외국계 운용사 백기
대차잔액 1조2500억 달해 '불안'
개미군단, 공매도 폭탄 버티면
'쇼트 스퀴즈'로 주가 더 오를수도
연초 11만원서 848% 폭등하자
'저격팀' 만든 외국계 운용사 백기
대차잔액 1조2500억 달해 '불안'
개미군단, 공매도 폭탄 버티면
'쇼트 스퀴즈'로 주가 더 오를수도
증권사들은 에코프로의 주가 예측이나 분석에 사실상 손을 놓은 상태다. 이미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지난 4월 하나증권이 주가 과열을 경고하며 목표주가를 45만5000원으로 깎았지만, 에코프로 주가는 이를 비웃듯 두 배 이상으로 치솟았다.
하나증권은 “에코프로 시가총액은 5년 후 예상 기업 가치를 넘어섰다”며 “조급한 추격 매수와 회피를 모두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후 50만원대 초반까지 내려앉았던 에코프로 주가는 6월 말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깜짝 실적이 호재로 작용했다. 테슬라의 2분기 차량 인도 대수가 약 47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83% 급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30일, 에코프로는 20.42% 폭등했다.
개인투자자들의 기대가 터무니없는 건 아니다. 전기차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는 데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2차전지 산업에서 한국의 최대 경쟁국인 중국의 수출길이 사실상 막혔기 때문이다. 이에 힘입어 에코프로의 영업이익은 2021년 860억원에서 지난해 6132억원으로 7배 이상으로 늘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현재 주가 수준은 기업 본연의 가치를 한참 넘어섰다는 평가가 많다. 현재 에코프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700배에 이른다. 포스코퓨처엠(267배), LG에너지솔루션(166배), 엘앤에프(31배) 등 동종업계 종목과 비교해봐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이미 주가가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매도 의견을 내놓은 애널리스트가 집중적으로 온라인에서 공격당하는 걸 본 뒤 많은 증권사가 종목 분석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공매도 폭탄을 이겨낸다면 주가가 더 급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주가가 계속 상승하면 공매도 투자자는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쇼트커버링에 나서고, 이로 인해 주가가 더욱 폭등하는 ‘쇼트 스퀴즈’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발생한 쇼트 스퀴즈 사례로는 미국 게임스톱이 있다. 게임스톱 주가는 한 달 새 1000% 넘는 폭등세를 나타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과거 새롬기술, OCI 등이 폭등했을 때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지만 이후 결국 하락을 거듭해 많은 개인투자자가 피해를 입었다”며 “공매도 세력의 공세를 이겨내면 셀트리온 그룹주처럼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을 갖고 시장에 안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증권사보다 유명 유튜버 믿는 개인들
에코프로의 급등세는 지난 2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배터리 아저씨’로 불리는 박순혁 전 금양 이사 등이 유튜브에 출연해 전기차와 2차전지 산업 성장의 최대 수혜주로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을 지목하면서 상승세에 불이 붙었다. 4월 초 76만9000원까지 폭등한 에코프로 주가는 골드만삭스, 하나증권 등 국내외 증권사들의 과열 경고 이후 주춤해졌다.하나증권은 “에코프로 시가총액은 5년 후 예상 기업 가치를 넘어섰다”며 “조급한 추격 매수와 회피를 모두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후 50만원대 초반까지 내려앉았던 에코프로 주가는 6월 말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깜짝 실적이 호재로 작용했다. 테슬라의 2분기 차량 인도 대수가 약 47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83% 급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30일, 에코프로는 20.42% 폭등했다.
개인투자자들의 기대가 터무니없는 건 아니다. 전기차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는 데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2차전지 산업에서 한국의 최대 경쟁국인 중국의 수출길이 사실상 막혔기 때문이다. 이에 힘입어 에코프로의 영업이익은 2021년 860억원에서 지난해 6132억원으로 7배 이상으로 늘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현재 주가 수준은 기업 본연의 가치를 한참 넘어섰다는 평가가 많다. 현재 에코프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700배에 이른다. 포스코퓨처엠(267배), LG에너지솔루션(166배), 엘앤에프(31배) 등 동종업계 종목과 비교해봐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이미 주가가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매도 의견을 내놓은 애널리스트가 집중적으로 온라인에서 공격당하는 걸 본 뒤 많은 증권사가 종목 분석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OCI 될까, 셀트리온 될까
에코프로의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물량은 폭증하고 있다. ‘공매도 선행지표’로 통하는 대차잔액은 지난 6일 기준 1조2509억원에 달한다. 올해 초 540억원에서 23배 넘게 늘었다. 과도한 손실을 본 일부 헤지펀드들이 쇼트커버링(빌린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것)에 나서면서 지난달 이후 증가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큰 금액이다.공매도 폭탄을 이겨낸다면 주가가 더 급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주가가 계속 상승하면 공매도 투자자는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쇼트커버링에 나서고, 이로 인해 주가가 더욱 폭등하는 ‘쇼트 스퀴즈’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발생한 쇼트 스퀴즈 사례로는 미국 게임스톱이 있다. 게임스톱 주가는 한 달 새 1000% 넘는 폭등세를 나타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과거 새롬기술, OCI 등이 폭등했을 때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지만 이후 결국 하락을 거듭해 많은 개인투자자가 피해를 입었다”며 “공매도 세력의 공세를 이겨내면 셀트리온 그룹주처럼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을 갖고 시장에 안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