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효과 본 '고강도'…상대 지쳤지만 여자축구대표팀은 쌩쌩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후반 막판까지 '스프린트'…체력 우위로 체격·속도 열세 뒤집어
콜린 벨 감독이 야심 차게 실시한 '고강도 훈련'이 그라운드에서 제대로 효과를 발휘했다.
월드컵 출정식 경기에서 '체력 우위'가 우리나라 여자축구 대표팀의 고질적 문제로 꼽힌 체격적 열세를 만회하는 열쇠가 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 대표팀은 8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이티와 평가전에서 전반 15분 먼저 한 골을 내줬지만 후반 연속 골을 터뜨리며 2-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아이티전은 20일 개막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월드컵을 앞두고 '고강도 훈련'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체력 훈련을 실시한 벨호가 성과를 점검받는 경기였다.
지난달 18일부터 소집해 지난주까지 하루 두 차례씩 '지옥 훈련'을 진행한 벨 감독은 연일 '체력'을 강조한 까닭에, 아이티전에 선수들이 얼마나 활동량을 보여줄지 관심을 모았다.
전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선수들은 아이티에 체격뿐 아니라 속도와 활동량에서도 밀렸다.
게다가 전술적 실패까지 더해지며 완전히 주도권이 상대에게 넘어갔다.
윙백인 추효주(수원FC)와 장슬기(인천 현대제철)가 공격 시에는 최전방 투톱과 비슷한 지점까지 올라가 포백을 선 상대 뒷공간을 노렸으나, 중원에서 좀처럼 공을 따내지 못하면서 이들을 향한 패스가 공급되지 못했다.
대신 후방에서 한 번에 측면의 뒷공간을 노리는 롱패스가 빈번해지면서 중원에서 지소연(수원FC), 조소현(토트넘), 이금민(브라이턴)의 존재감도 옅어지기 시작했다.
경기 시작 15분 만에 상대 공격수 몽데시르 네릴리아의 빠른 발을 당해내지 못하고 먼저 실점했고, 전방에서는 우리나라 공격수들이 아이티 수비진과 몸싸움·속도 경합 모두 이겨내지 못하면서 고전했다.
전반만 보면 패색이 짙은 듯했으나, 선수들은 결국 '체력'에서 활로를 찾았다.
우리나라 선수들보다 크고 빨랐던 아이티 선수들이 후반 들어 급격하게 지친 것이다.
초반부터 전방에 자리 잡고 상대 수비진을 끌어내던 조소현이 후반 시작 4분 만에 저돌적 돌파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지소연이 자신의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통산 67번째 골을 터뜨리면서 벨호의 반격이 시작했다.
지친 아이티와 달리 대표팀이 활동량, 속도를 유지하면서 오히려 상대적인 속도가 더 빨라지는 효과가 나타났다.
아이티 선수들의 질주는 따라잡히기 일쑤였고, 우리나라 선수들이 보여준 측면 돌파의 파괴력이 조금씩 커졌다.
아이티가 완전히 수세에 몰리자 선수들은 벨 감독이 강조한 '끊임없는 스프린트'를 월드컵 출전 경기를 찾은 9천여 명의 팬들에게 선보였다.
벨 감독은 한국이 세계 강호들과 경기력 차이를 보이는 이유가 활동량이 아닌 '회복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잦은 스프린트를 선보이려면 질주 사이에 바닥난 체력을 다시 끌어올려야 하는 회복력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속도 우위'를 잃어버린 아이티는 역습이 무뎌지고 공을 자꾸 놓치면서 반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후반 들어 대표팀이 체격적 열세를 체력적 우위로 뒤집은 것이다.
후반 22분 최유리(인천 현대제철)의 슈팅이 막히면서 상대 역습 기회로 이어졌으나, 이금민(브라이턴)이 달려와 압박하며 상대 패스 실책을 유발하는 등 체력 우위를 바탕으로 아이티의 공격을 꽁꽁 묶었다.
이금민은 후반 추가 시간에는 후방에서 임선주가 넘겨준 롱패스를 따라 질주하면서 아직 체력의 여유가 있음을 보였다.
이금민이 중앙으로 내준 공이 문전으로 쇄도한 조소현에게 연결되며 대표팀은 쐐기 골 기회도 잡았지만, 아쉽게 슈팅이 공중으로 뜨면서 한 골 차 승리로 만족해야 했다.
중남미 국가인 아이티는 20일 개막하는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첫 경기에서 맞붙을 콜롬비아를 염두에 둔 상대다.
아이티는 FIFA 랭킹이 53위로 우리나라(17위)뿐 아니라 콜롬비아(25위)보다 낮지만, 이번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따내는 저력을 보인 팀이다.
이 경기를 마지막으로 국내 일정을 마무리하는 대표팀은 '결전의 땅' 호주로 출국한 후 11일 하루 쉬고 콜롬비아와 첫 경기를 펼치는 25일까지 매일 훈련을 통해 조직력을 다진다.
16일에는 FIFA 랭킹 9위의 '강호' 네덜란드와 비공개 평가전을 치른다.
/연합뉴스
월드컵 출정식 경기에서 '체력 우위'가 우리나라 여자축구 대표팀의 고질적 문제로 꼽힌 체격적 열세를 만회하는 열쇠가 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 대표팀은 8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이티와 평가전에서 전반 15분 먼저 한 골을 내줬지만 후반 연속 골을 터뜨리며 2-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아이티전은 20일 개막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월드컵을 앞두고 '고강도 훈련'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체력 훈련을 실시한 벨호가 성과를 점검받는 경기였다.
지난달 18일부터 소집해 지난주까지 하루 두 차례씩 '지옥 훈련'을 진행한 벨 감독은 연일 '체력'을 강조한 까닭에, 아이티전에 선수들이 얼마나 활동량을 보여줄지 관심을 모았다.
전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선수들은 아이티에 체격뿐 아니라 속도와 활동량에서도 밀렸다.
게다가 전술적 실패까지 더해지며 완전히 주도권이 상대에게 넘어갔다.
윙백인 추효주(수원FC)와 장슬기(인천 현대제철)가 공격 시에는 최전방 투톱과 비슷한 지점까지 올라가 포백을 선 상대 뒷공간을 노렸으나, 중원에서 좀처럼 공을 따내지 못하면서 이들을 향한 패스가 공급되지 못했다.
대신 후방에서 한 번에 측면의 뒷공간을 노리는 롱패스가 빈번해지면서 중원에서 지소연(수원FC), 조소현(토트넘), 이금민(브라이턴)의 존재감도 옅어지기 시작했다.
경기 시작 15분 만에 상대 공격수 몽데시르 네릴리아의 빠른 발을 당해내지 못하고 먼저 실점했고, 전방에서는 우리나라 공격수들이 아이티 수비진과 몸싸움·속도 경합 모두 이겨내지 못하면서 고전했다.
전반만 보면 패색이 짙은 듯했으나, 선수들은 결국 '체력'에서 활로를 찾았다.
우리나라 선수들보다 크고 빨랐던 아이티 선수들이 후반 들어 급격하게 지친 것이다.
초반부터 전방에 자리 잡고 상대 수비진을 끌어내던 조소현이 후반 시작 4분 만에 저돌적 돌파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지소연이 자신의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통산 67번째 골을 터뜨리면서 벨호의 반격이 시작했다.
지친 아이티와 달리 대표팀이 활동량, 속도를 유지하면서 오히려 상대적인 속도가 더 빨라지는 효과가 나타났다.
아이티 선수들의 질주는 따라잡히기 일쑤였고, 우리나라 선수들이 보여준 측면 돌파의 파괴력이 조금씩 커졌다.
아이티가 완전히 수세에 몰리자 선수들은 벨 감독이 강조한 '끊임없는 스프린트'를 월드컵 출전 경기를 찾은 9천여 명의 팬들에게 선보였다.
벨 감독은 한국이 세계 강호들과 경기력 차이를 보이는 이유가 활동량이 아닌 '회복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잦은 스프린트를 선보이려면 질주 사이에 바닥난 체력을 다시 끌어올려야 하는 회복력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속도 우위'를 잃어버린 아이티는 역습이 무뎌지고 공을 자꾸 놓치면서 반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후반 들어 대표팀이 체격적 열세를 체력적 우위로 뒤집은 것이다.
후반 22분 최유리(인천 현대제철)의 슈팅이 막히면서 상대 역습 기회로 이어졌으나, 이금민(브라이턴)이 달려와 압박하며 상대 패스 실책을 유발하는 등 체력 우위를 바탕으로 아이티의 공격을 꽁꽁 묶었다.
이금민은 후반 추가 시간에는 후방에서 임선주가 넘겨준 롱패스를 따라 질주하면서 아직 체력의 여유가 있음을 보였다.
이금민이 중앙으로 내준 공이 문전으로 쇄도한 조소현에게 연결되며 대표팀은 쐐기 골 기회도 잡았지만, 아쉽게 슈팅이 공중으로 뜨면서 한 골 차 승리로 만족해야 했다.
중남미 국가인 아이티는 20일 개막하는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첫 경기에서 맞붙을 콜롬비아를 염두에 둔 상대다.
아이티는 FIFA 랭킹이 53위로 우리나라(17위)뿐 아니라 콜롬비아(25위)보다 낮지만, 이번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따내는 저력을 보인 팀이다.
이 경기를 마지막으로 국내 일정을 마무리하는 대표팀은 '결전의 땅' 호주로 출국한 후 11일 하루 쉬고 콜롬비아와 첫 경기를 펼치는 25일까지 매일 훈련을 통해 조직력을 다진다.
16일에는 FIFA 랭킹 9위의 '강호' 네덜란드와 비공개 평가전을 치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