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투자·낮은 비용·편의성 장점…"국민 17명 중 1명 ETF 투자자"
ETF 순자산총액 100조원 돌파…시장 개설 21년 만
펀드를 주식처럼 쉽게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우며 등장한 상장지수펀드(ETF)가 시장 개설 21년 만에 순자산총액 100조원을 달성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거래소에 상장된 총 733종목 ETF의 순자산총액이 100조312억원을 기록했다.

2002년 10월 14일 코스피200지수 기반 4종목(순자산총액 3천552억원)으로 첫발을 뗀 지 21년 만에 거둔 성과다.

ETF에 유입된 자금 규모를 가늠하는 순자산총액은 시장 개설 4년 만인 2006년 8월 1조원을 돌파한 이후 2019년 12월 50조원을 달성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유행 이후로는 직접투자와 해외투자·안정수익을 추구하고 퇴직연금 ETF 수요가 증가하는 등 투자환경이 변화했고, 자산운용사들이 그에 맞는 신상품들을 선보이면서 시장 전체 규모가 급속도로 확대됐다.

시장 개설 당시 ETF를 출시한 자산운용사는 4곳에 그쳤지만, 현재 23개사로 늘어났으며 지수산출기관도 1곳에서 34개사로 증가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국민 17명 중 1명이 ETF 투자자이며, 한국의 ETF 일평균 거래대금은 미국, 중국에 이어 전 세계 3위를 차지한다.

기초자산별 ETF 순자산총액은 국내주식형이 42조6천253억원으로 가장 비중이 컸고, 해외주식형(22조6천715억원), 채권형(21조6천806억원), 기타(10조8천254억원) 등 순으로 나타났다.

거래소는 관련 법규 개정 등 제도적 인프라 개선과 다양한 신상품 공급으로 ETF가 대표적인 간접투자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ETF 순자산총액 100조원 돌파…시장 개설 21년 만
2009년 자본시장법 시행 이전 ETF는 국내 시장대표지수 추종 상품을 중심으로 한 주식형 상품 위주였지만,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엔 합성, 레버리지·인버스, 채권형 액티브 ETF 등 새로운 유형과 운용 방법을 채택한 다양한 상품들이 등장했다.

코로나19 이후엔 직접투자 수요에 대응하는 주식형 액티브 ETF, 기초지수 요건 개선에 따른 혼합형 ETF, 존속 기한이 있는 채권형 ETF 등을 선보이며 질적으로도 성장했다.

공모펀드 시장에서 ETF가 차지하는 비중도 날로 커졌다.

2006년까지만 해도 공모펀드 가운데 ETF 시장 비중은 1.7%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46.2%로 절반에 가까워졌다.

이런 성장세에도 국내 주식시장 규모 대비 ETF 시장 규모는 3%에 그쳐 10% 내외인 해외 주요국과 비교하면 낮은 편이다.

거래소는 앞으로도 ETF 시장 성장을 위해 기초자산 다양화, 해외형 라인업 강화, 액티브 ETF 운용 자율성 확대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거래소는 이날 자산운용사 대표이사들과 함께 여의도 사옥에서 기념행사를 열었다.

서봉균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 이병성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손병두 거래소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손병두 이사장은 "그간 ETF 시장의 발전을 위해 고생하신 업계 및 금융당국 등 관계자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한국거래소도 다양한 신상품 공급과 투자기반 확충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