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튀르키예와 '나토 회동' 앞두고 또 악재
스웨덴이 내주 어렵게 성사된 튀르키예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회동'을 앞두고 또다시 악재를 만났다.

여기에 헝가리까지 돌연 가입안 승인을 또다시 연기하겠다고 하면서 내달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가입하려던 계획이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9일(현지시간) CNN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전날 스웨덴 수도인 스톡홀름 내 한 모스크의 외곽에서 당국의 승인 아래 200여명이 참가한 시위에서 한 참가자가 이슬람교 경전인 쿠란을 소각했다.

시위는 메카 연례 성지순례 이후 열리는 이슬람 최대 명절인 이드 알 아드하에 맞춰 기획된 것으로, 쿠란을 소각한 사람은 이라크계 스웨덴 국적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웨덴 당국은 표현의 자유 보장 차원에서 시위를 허락했다면서 시위 참가자들의 위법행위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튀르키예에서는 하칸 피단 외무장관이 비난 성명을 발표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했다.

피단 외무장관은 성명에서 스웨덴의 쿠란 소각 시위 허용을 극악무도한 행위라고 성토했다.

그는 스웨덴 정부도 공범이란 표현까지 사용하면서 표현의 자유란 미명 아래 반이슬람적인 행동을 허용하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튀르키예 대통령실 공보국장도 이날 트윗을 통해 유럽 일각, 특히 스웨덴에서 계속되는 이슬람 증오 조장 행태에 진절머리가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토에 가입하려는 국가는 이슬람 증오와 외국인 혐오를 조장하는 파괴적인 활동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튀르키예는 올해 초에도 스톡홀름 소재 튀르키예 대사관 앞에서 쿠란 소각 시위가 벌어지자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튀르키예 주재 스웨덴 대사관 앞에서는 스웨덴 국기를 소각하는 맞불 시위가 벌어졌고 튀르키예 정부는 양국간 국방장관 회담을 취소하는 강수로 대응했다.

CNN은 다음 달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발생한 쿠란 소각 시위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더욱 힘들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특히 시위가 벌어진 당일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기자들에게 스웨덴의 가입과 관련해 "내주 목요일(7월 6일) 브뤼셀에서 튀르키예, 핀란드, 스웨덴 고위 당국자들과 추가 회의를 요청했다"며 "이제는 스웨덴을 나토의 정식 회원국으로 환영할 때"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회동 계획이 공식화되자마자 쿠란 소각 시위 사실이 알려지면서 내주 회동 자체도 무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여기에 튀르키예에 이어 헝가리도 발목을 잡고 있다.

헝가리 여당이 내주로 예정된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 표결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날 EU 정상회의 참석차 브뤼셀을 찾은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회의 계기에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와 대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웨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안보 불안이 고조되자 지난해 5월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을 신청했으며, 현재 30개 회원국 중 튀르키예·헝가리의 최종 동의만 남겨두고 있다.

나토 규정상 회원국 중 단 하나라도 반대하면 가입이 불가능하다.

튀르키예는 테러 조직으로 지정한 최대 안보 위협 세력인 쿠르드노동자당(PKK) 대응에 스웨덴 지원이 미비하다며 나토 가입에 어깃장을 놓고 있다.


조시형기자 jsh1990@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