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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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외선이 강해지는 여름철이 되면 '자외선 차단제'를 찾는 사람이 늘어난다. 피부 노화나 일광화상 등을 막기 위해서다. 자외선 차단은 미용 뿐 아니라 피부암 예방에도 도움된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 탓에 오존층이 파괴되면서 세계 피부암 환자가 급증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오존층 두께가 1% 얇아질 때마다 피부암 중 악성도가 높은 흑색종 발병률이 1~2%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3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의료기관에서 피부암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만7046명이었다. 매년 피부암 진단받는 신규 환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코로나19 탓에 국내 암 환자가 전반적으로 줄었던 2020년 국내 피부암 환자는 7089명 신고됐다. 2019년 7174명보다는 소폭 감소했지만 5년 전인 2016년(6228명)과 비교하면 14% 늘었다.

2020년 국내 환자를 분석했더니 남성보다 여성이 1.25배 많았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환자가 증가해 전체 환자 중 32.4%가 80대 이상이었다. 70대가 28.6%, 60대가 19.4%로 뒤를 이었다.

과거엔 환자가 적었던 악성 흑색종 환자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점차 늘고 있다. 2040년이 되면 세계 흑색종 환자가 2020년보다 50% 증가한 51만 명 발생할 것이란 연구결과도 있다. 해당 연구에선 2040년 이 질환으로 9만6000명이 숨질 것으로 예상했다.

피부암은 크게 악성 흑색종과 기타 피부암으로 나뉜다. 악성 흑색종은 몸속 색소를 만드는 멜라닌 세포가 망가지는 것이다. 국내 환자 상당수는 60대 이상 고령층이다. 40대 미만 젊은 층 환자는 드물다.

서구권에 많은 백인은 자외선 노출이 악성 흑색종의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서구권에선 악성 흑색종 86% 정도가 예방가능한 것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반면 한국인은 자외선 노출과 관련이 크지 않은 손·발가락, 손바닥, 발바닥 등에 생기는 환자가 많다.

기타 피부암은 다시 기저세포암과 편평세포암 등으로 나뉜다. 기저세포암은 피부의 가장 아래층에 암이 생기는 것이다. 국내에선 피부암 중 가장 흔한 종류다. 만 60세 이상 환자가 많지만 최근엔 만 50세 이하 환자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햇빛을 쫴면 얼굴 손발 등의 피부가 붉어지고 반점이 생기는 색소성 건피증 등 유전적 요인이 있는 환자는 기저세포암이 어릴 때 생기기도 한다.

김혜성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기저세포암의 가장 중요한 위험 인자는 자외선 노출"이라며 "만성적으로 비소에 노출되거나 방사선 치료, 면역 이상 등의 이유 때문에도 기저세포암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편평세포암은 피부의 가장 바깥에 있는 각질층에서 암이 생기는 질환이다. 햇빛 등에 오랜 기간 노출돼 각질로 덮인 병변이 생기는 광선각화증, 보웬병 등이 좀더 진행해 암으로 이어지는 환자가 많다. 자외선 노출이 가장 큰 위험 요소다. 비소나 공업용 물질, 방사선 노출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장기이식 탓에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거나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AIDS)을 앓고 있는 환자,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자도 고위험군이다. 흡연, 만성염증 등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피부 혈관 내피세포에 암이 생기는 카포시육종도 피부암의 한 형태다. 피부나 점막에 빨간색이나 보라색 반점이 생기는 형태로 증상이 나타난다.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자는 정상인보다 최대 1만배 정도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희귀암으로 꼽히는 메르켈세포암도 피부암의 한 종류다. 눈꺼풀에 많이 생기는 피지선암도 피부암으로 분류된다.

피부암은 인체 모든 부위에 생길 수 있다. 기저세포암은 얼굴과 머리, 목, 몸통 순으로 발생률이 높다. 귀와 입술, 유두, 음경에 생기는 환자도 있다. 증상이나 형태는 다양하다.

작은 결절이 자라면서 가운데 부분에 궤양이 생기기도 하고 갈색이나 검은색 점이 커지기도 한다. 표면에 각질이 있는 붉은 반점이 생긴 뒤 점차 주변으로 퍼지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쥐젖 같은 형태로 생기기도 한다.

악성흑색종은 일반적인 점과 혼동하기 쉽다. 경계가 불규칙한 비대칭의 점이 점차 커지면서 궤양, 출혈 등이 생길 수 있다. 손발톱에 띠 모양의 흑색 선이 자라면서 주변부로 퍼지기도 한다.

해외에선 'ABCDE 진단법'으로 흑색종을 구분하기도 한다. 점이 비대칭(Asymmetry)적이고 경계(Border)가 불규칙한 게 특징이다. 한개 점의 색(Color)이 검은색, 갈색, 황갈색 등으로 다양하고 직경(Diameter)이 6mm 이상이다. 크기와 모양이 계속 변화(Evolving)하는 것도 주요한 특징이다.

①점 모양의 변화 ②점 제거 후 피부 변화 ③점 부위의 가려움이나 진물 ④사라지지 않는 궤양이나 뾰루지 ⑤피부돌기에 각질 ⑥시력저하 ⑦손발톱변화 등 7가지 증상을 피부암 의심증상으로 꼽기도 한다.

이런 병변이 생겨 병원을 찾으면 조직검사를 거쳐 암으로 진단한다. 잘 전이되지 않는 기저세포암은 병변 위치나 암종 등에 따라 치료법을 결정한다. 대부분 종양 주위 정상 피부를 포함해 암이 생긴 부분을 넓게 도려낸다. 방사선 치료나 항암제 치료 등을 활용하기도 한다.

편평세포암은 기저세포암보다 재발하거나 전이될 위험이 높다. 5년 안에 전이될 위험이 5% 정도다. 1차 치료를 위해 수술을 활용한다. 악성흑색종은 초기라면 암 이 생긴 부분과 주변부를 도려내는 수술을 한 뒤 림프절 절제도 함께 진행한다. 수술이 어려운 환자라면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 등을 시행한다.

가장 효과적인 피부암 예방법은 자외선 노출을 줄이는 것이다. 태닝이나 일광욕은 삼가고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발라야 한다. 긴팔, 긴바지, 챙이 넓은 모자를 착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광선각화증이나 보웬병 등으로 진단받았다면 편평세포암으로 진행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예방목적으로 나이아신아마이드, 레티노이드제제 등을 활용하기도 한다. 몸에 있는 점이나 손발톱의 흑색선을 잘 관찰하면서 크기나 모양이 변했다면 피부과를 찾아보는 것이 좋다.

이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