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개벽한 달동네 흑석…'강남 4구'로 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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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석 최대 기대주 9구역, 이주작업 막바지
하이엔드 '디에이치' 유치해 대장 될까
1·2·11구역도 속도…장단점은 따져봐야
경사 지형이 많은 흑석동에서도 비교적 완만한 데다가 흑석 뉴타운 한가운데 자리한 넓은 부지여서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하철 9호선 흑석역에서 도보 5~10분 거리에 있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투자했던 상가 주택이 있던 곳도 바로 이 흑석 9구역이다. 이 구역 주택과 상가는 현재 90% 이상 이주를 완료했다. 동네 곳곳에 건물이 공실임을 알려주는 스티커가 붙어 있다. 폐기물을 건물 밖 가득 쌓아놓은 집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머지않아 일반인 통행이 금지되고 공사가 시작될 동네의 느낌이 물씬 난다. 일부 가게가 아직 이주하지 않고 조건 등을 협의 중이지만, 곧 상황이 정리되고 철거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흑석 9구역은 2013년 조합이 설립돼 현재 준공된 흑석 3구역(흑석 리버파크 자이)보다 사업 진행 속도가 빨랐다. 하지만 당초 선정한 시공사를 바꾸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사업이 지연됐다. 조합은 2018년 시공사로 선정했던 롯데건설이 입찰 때 제시한 설계를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법정 싸움을 진행해 승소한 후 시공사와 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재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건설은 흑석 9구역에 지어질 아파트에 현대건설의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 ‘디에이치’를 동작구 최초로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단지명은 ‘디에이치 켄트로나인’으로 정해졌다. 호재는 또 있다. 흑석동의 가장 큰 단점이었던 고등학교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과 동작구청은 2026년까지 흑석뉴타운에 공립 일반고를 설립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이달 초 체결했다. 현재 흑석동에는 은로초와 흑석초, 중앙사대부속중와 중앙대 등 초·중학교와 대학교까지 있지만 고등학교는 단 한 곳도 없었다. 고등학교를 유치하는 것은 흑석동 주민들의 숙원 사업 중 하나였다.
조합 측은 비례율을 높여 사업성을 높이려면 흑석9구역의 일반분양가를 3.3㎡당 1000만원 이상 오른 4000만원대까지 높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2019년 조합이 예상한 일반 분양가는 2900만원대였다. 분양가를 대폭 높이면 비례율을 100% 가까이 회복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건설사가 요구하는 공사비가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에 일반 분양가를 높이더라도 조합원 분담금 인상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른 구역에 비해 한강에서 비교적 떨어져 있어 한강 조망권을 온전히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도 단점이다. 한강에 가까운 1·2구역 개발이 본격화하면 9구역에서는 건물 사이로 한강이 보이거나 아예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강 변에 지어져 현재 흑석 7구역에서 가장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아크로 리버하임’과 비교하면 한강 조망권 차이가 더욱 극명하다는 평가다. 흑석 9구역이 완공된 후에도 ‘아크로 리버하임’을 뛰어넘는 새로운 대장 아파트가 될 수 있을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흑석 2구역은 지하철 9호선을 기준으로 서쪽 ‘아크로 리버하임’과 붙어 있는 지역이다. 현재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4개 지역 중에서는 한강 변과 가장 붙어 있다. 재정비가 진행되는 구역 중 한강조망권을 확보하기 가장 용이한 단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구역의 가장 큰 단점은 사업이 공공재개발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공공 재개발의 특성상 기부채납 규모가 다른 민간 재개발 단지들에 비해 크기 때문에 그만큼 사업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2구역에서는 기부채납과 공원 조성 등 다양한 기부채납 방식을 놓고 이해관계자의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재개발하지 않기로 한 존치관리 구역과 맞붙어 있어 신축 아파트 단지 옆으로 낡은 상가 골목이 이어지는 등 정비가 덜 된 느낌이 날 수 있다. 마지막 흑석 1구역은 흑석역 동쪽에 붙어 있는 구역이다. 흑석뉴타운 중 교통이 가장 편리한 지역이다. 하지만 아직 사업이 초기 단계인 데다가 규모가 가장 작아 사업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상가 비중도 높아 사업 진행이 더딜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김소현 기자 hankyung.com
하이엔드 '디에이치' 유치해 대장 될까
1·2·11구역도 속도…장단점은 따져봐야
한때 서울의 대표적인 달동네였던 흑석동이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동작)로 도약하기 위한 정비 작업에 막바지에 돌입했다. 흑석뉴타운에 남은 1·2·9·11구역 재정비 사업이 막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흑석뉴타운은 서울 동작구 흑석동 일대 10개 구역에 1만여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2006년 재정비 촉진 지구로 지정돼 현재까지 3~8구역이 입주를 완료한 상태다. 흑석동은 한강 변을 따라 부지가 퍼져 있어 한강 조망권이 뛰어나고 강남·서초구 접근성이 좋다. 앞서 흑석 7구역에 들어선 ‘아크로 리버하임’이 준강남 단지로 대접받으면서 남은 4개 재정비 사업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알짜 부지로 손꼽히는 9구역이 속도를 내면서 흑석동이 송파구 잠실의 입지까지 위협하며 명실상부한 강남 4구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흑석 알짜 중 알짜 9구역
현재 남은 흑석동 4개 구역 중 시장의 관심이 높은 곳은 흑석 9구역이다. 중앙대와 중앙대병원 동쪽으로 지난 2월 입주한 '흑석 리버파크 자이'(3구역)과 맞붙어 있는 곳이다.경사 지형이 많은 흑석동에서도 비교적 완만한 데다가 흑석 뉴타운 한가운데 자리한 넓은 부지여서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하철 9호선 흑석역에서 도보 5~10분 거리에 있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투자했던 상가 주택이 있던 곳도 바로 이 흑석 9구역이다. 이 구역 주택과 상가는 현재 90% 이상 이주를 완료했다. 동네 곳곳에 건물이 공실임을 알려주는 스티커가 붙어 있다. 폐기물을 건물 밖 가득 쌓아놓은 집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머지않아 일반인 통행이 금지되고 공사가 시작될 동네의 느낌이 물씬 난다. 일부 가게가 아직 이주하지 않고 조건 등을 협의 중이지만, 곧 상황이 정리되고 철거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흑석 9구역은 2013년 조합이 설립돼 현재 준공된 흑석 3구역(흑석 리버파크 자이)보다 사업 진행 속도가 빨랐다. 하지만 당초 선정한 시공사를 바꾸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사업이 지연됐다. 조합은 2018년 시공사로 선정했던 롯데건설이 입찰 때 제시한 설계를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법정 싸움을 진행해 승소한 후 시공사와 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재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건설은 흑석 9구역에 지어질 아파트에 현대건설의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 ‘디에이치’를 동작구 최초로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단지명은 ‘디에이치 켄트로나인’으로 정해졌다. 호재는 또 있다. 흑석동의 가장 큰 단점이었던 고등학교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과 동작구청은 2026년까지 흑석뉴타운에 공립 일반고를 설립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이달 초 체결했다. 현재 흑석동에는 은로초와 흑석초, 중앙사대부속중와 중앙대 등 초·중학교와 대학교까지 있지만 고등학교는 단 한 곳도 없었다. 고등학교를 유치하는 것은 흑석동 주민들의 숙원 사업 중 하나였다.
사업성 급락…분양가·부담금 높아질 듯
흑석 9구역 재정비 사업이 우여곡절 끝에 궤도 위에 올랐지만 난관은 남아 있다. 우선 2019년 관리처분계획 인가 당시에 비해 구역의 사업성이 대폭 떨어진 것이 가장 치명적이다. 흑석 9구역 조합이 추정하는 비례율은 2019년 118.53%에 달했으나 현시점에는 68.87% 수준으로 급락했다. 비례율은 재개발 후 얻을 이익 등 총 수입금에서 사업비용을 제외한 금액을 재개발 이전 토지와 건물 가격으로 나눠 산출한다. 재개발 사업성을 의미하는 지표로, 높을수록 사업성이 좋다는 의미다. 비례율이 떨어지는 만큼 일반 분양가가 오르고 조합원 개개인의 분담금이 커질 수밖에 없다.조합 측은 비례율을 높여 사업성을 높이려면 흑석9구역의 일반분양가를 3.3㎡당 1000만원 이상 오른 4000만원대까지 높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2019년 조합이 예상한 일반 분양가는 2900만원대였다. 분양가를 대폭 높이면 비례율을 100% 가까이 회복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건설사가 요구하는 공사비가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에 일반 분양가를 높이더라도 조합원 분담금 인상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른 구역에 비해 한강에서 비교적 떨어져 있어 한강 조망권을 온전히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도 단점이다. 한강에 가까운 1·2구역 개발이 본격화하면 9구역에서는 건물 사이로 한강이 보이거나 아예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강 변에 지어져 현재 흑석 7구역에서 가장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아크로 리버하임’과 비교하면 한강 조망권 차이가 더욱 극명하다는 평가다. 흑석 9구역이 완공된 후에도 ‘아크로 리버하임’을 뛰어넘는 새로운 대장 아파트가 될 수 있을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11구역은 신속함이 장점…1·2구역은 한강뷰
흑석 11구역은 사업에 먼저 착수한 9구역을 추월하고 먼저 철거 작업에 들어갔다. 흑석 11구역은 2017년 한국토지신탁을 사업대행자로 지정해 서울시에서 처음으로 신탁방식으로 재개발을 진행하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흑석 11구역에는 대우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푸르지오 써밋’이 적용될 전망이다. 이 구역은 2024년 착공해 분양하는 것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사업이 비교적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인근 9구역이나 1, 2구역에 비해 언덕에 있어 접근성이 떨어지는 건 단점이다. 한강에 비교적 가깝지만 한강현대 아파트가 한강으로 향하는 시야를 막는 것도 아쉽다는 평가를 받는다.흑석 2구역은 지하철 9호선을 기준으로 서쪽 ‘아크로 리버하임’과 붙어 있는 지역이다. 현재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4개 지역 중에서는 한강 변과 가장 붙어 있다. 재정비가 진행되는 구역 중 한강조망권을 확보하기 가장 용이한 단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구역의 가장 큰 단점은 사업이 공공재개발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공공 재개발의 특성상 기부채납 규모가 다른 민간 재개발 단지들에 비해 크기 때문에 그만큼 사업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2구역에서는 기부채납과 공원 조성 등 다양한 기부채납 방식을 놓고 이해관계자의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재개발하지 않기로 한 존치관리 구역과 맞붙어 있어 신축 아파트 단지 옆으로 낡은 상가 골목이 이어지는 등 정비가 덜 된 느낌이 날 수 있다. 마지막 흑석 1구역은 흑석역 동쪽에 붙어 있는 구역이다. 흑석뉴타운 중 교통이 가장 편리한 지역이다. 하지만 아직 사업이 초기 단계인 데다가 규모가 가장 작아 사업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상가 비중도 높아 사업 진행이 더딜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김소현 기자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