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근대연극 창시자 기시다 구니오 희곡 첫 번역출간
일본 근대 연극의 창시자로 꼽히는 극작가 기시다 구니오(岸田國士·1890∼1954)의 대표작 두 편이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

출판사 커뮤니케이션북스의 희곡·연극 전문 브랜드 '지만지드라마'는 최근 기시다의 희곡 '종이풍선'(1925년)과 '옥상 정원'(1926년)을 한 권으로 출간했다.

이 희곡들은 가부키와 신파가 주를 이루던 1920년대 일본 연극계에서 인간 심리와 생활을 처음으로 다룬 희곡으로, 일본 근대 연극의 시작을 알린 작품들로 꼽힌다.

두 작품은 두드러지는 극적 사건이나 갈등 없이 부부의 평범한 대화만으로 극을 구성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른바 '스케치풍 연극'으로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형식으로 일본 연극계에 상당한 충격을 줬다.

두 작품은 희곡을 우리말로 옮긴 연극연출가 임세륜 씨가 창단한 실험극 집단 '연극 UNIT 世輪(세륜)프로듀스'의 제작으로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서울 대학로 극장 동국에서 공연된다.

일본에서는 이미 고전의 반열에 오른 기시다 구니오의 작품이 국내에 소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시다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군부에 이동형 연극단 운영을 제안하고 위원회를 꾸려 이동극단을 이끌었던 전력이 있다.

일본 연극계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전쟁에 동조한 행보를 냉정히 평가하면서도 근대 연극의 기틀을 다진 그의 공로를 인정해 신진 극작가에게 주는 '기시다 구니오 희곡상'을 제정하기도 했다.

출판사 측은 "기시다 구니오는 권선징악을 주요 주제로 삼은 전통극을 탈피해 일본식 희곡 작법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이를 성공적으로 무대화한 최초의 극작가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고 전했다.

임세륜 옮김. 110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