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필연이 아니다…어쩌면 2045년쯤 선택이 된다” [책마을]
죽음은 모두에게 필연적이다. 생명체뿐 아니다. 태양과 같은 별들도 죽는다. 심지어 우주에도 끝이 있다. 그래도 ‘영원한 삶’ 또는 ‘불멸’에 대한 인간의 희망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죽음의 죽음>은 영생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책이다. 저자 중 한 명인 호세 코르데이로는 유명한 미래학자다. 그는 미국 MIT에서 기계공학을, 조지타운대에서 국제경제학과 비교정치학을 공부했다. 현재 래리 커즈와일이 세운 비영리단체인 싱귤래리티대학교의 교수를 맡고 있다.

책은 불멸이 가능하다는 과학 연구 결과와 과학자들의 의견을 정리해서 보여준다. 빠르면 2045년께 죽음이 선택사항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커즈와일이 쓴 베스트셀러 <특이점이 온다>와 결이 비슷하다. 기술의 발전은 기하급수적으로 이뤄지며, 노화를 멈추고 수명을 무한히 늘리는 기술도 머지않은 미래에 등장할 것이라고 본다.

저자들은 ‘생명이 유한하다’는 건 고정관념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그 근거로 수명이 극단적으로 길거나, 늙은 개체가 젊은 개체로 회춘하며 계속 살아가는 생물의 사례를 소개한다. 포시도니아 해초는 10만년 넘게 산다. 홍해파리는 수명이 다하면 폴립 형태로 돌아가 다시 젊어지는 불멸의 생물임이 확인됐다. 인간 세포 중에도 불멸하는 세포가 있다. 바로 생식세포와 암세포다.

수명이 짧은 생물이나, 수명이 긴 생물이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동일한 조상에서 나왔다. 이는 우리가 하기에 따라 수명을 얼마든지 늘릴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책은 설명한다.

유전자 지도의 완성과 크리스퍼를 이용한 유전자 교정, 세포의 말단에 존재하는 텔로미어와 이 텔로미어를 계속 연장해 주는 효소 텔로머레이스의 발견은 영생을 위한 기술적 토대가 된다.

‘노화 역전’과 ‘수명 연장’에 논의를 쉽게 잘 정리한 점은 이 책의 장점이다. 수명 연장 찬성은 물론 반대 측 의견도 담고 있다. 다만 기술적으로 깊게 파고들지는 않는다. 낙관적 전망에 치우친 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