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HD현대 GRC
사진=HD현대 GRC
HD현대그룹이 경기 성남시 글로벌R&D센터(GRC)에서 근무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쿨비즈(자율복장) 제도’를 처음으로 시행한다. 반바지까지 허용된다. 유연하고 창의적인 근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도입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복장 규정이 엄격했던 중후장대 기업들 사이에서도 편한 복장이 대세가 되고 있다.

HD현대는 12일부터 9월27일까지 GRC에 근무하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쿨비즈 제도를 도입한다고 공지했다. 회사 측은 공지를 통해 “반바지도 허용되며 TPO(시간, 장소, 상황)에 맞춰 자유롭게 착용하면 된다”며 “정장을 입어도 무방하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레깅스, 트레이닝복, 잠옷, 노출이 심한 복장 등 근무 공간에서 적합하지 않은 복장은 자제 바란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HD현대가 조선업 등에서 인력 채용을 확대하면서 직원 편의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름철 에어컨 온도를 높일 수 있어 에너지 사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쿨비즈는 일본에서 비롯된 쿨(cool)과 비즈니스(business)의 합성어다. 반팔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하지 않는 복장이다. 최근 기업들이 쿨비즈를 허용하면서 반바지, 운동복 등 편한 복장으로 범위가 넓어졌다. 2010년께 공무원 및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확산한 복장 간소화 정책을 시작으로, 복장 유연화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넥타이 부대’, ‘군대식 조직’으로 유명했던 현대자동차그룹은 2019년 운동복, 반바지를 허용하는 등 복장을 자유화하며 화제가 됐다.

HD현대는 이날 GRC에서 일회용 종이컵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텀블러 등 재사용이 가능한 컵 사용을 늘려 임직원들이 탄소배출 저감에 동참하겠다는 취지다. HD현대는 GRC 내 취식 및 휴식 공간에 텀블러 세척기 52대를 설치했다. 최근에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3층 식당 앞에 팝업스토어를 오픈, 제도의 취지와 효과를 설명했다. HD현대 관계자는 “GRC에서 일회용 컵을 쓰지 않으면 연간 120만 개의 종이컵을 아낄 수 있어 약 15.6t에 해당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며 “올해 초부터 ‘실내 온도 1℃ 낮추기’, ‘EV100’과 같은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