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대 자연계열 논·구술 문항 36%, 교육과정 벗어나 출제"
2023학년도 주요 대학의 자연계열 논·구술 전형 수학 문제에서 3문항 중 1문항 이상이 교육과정을 벗어나 출제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민정 의원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소재 15개 대학의 2023학년도 대학별 고사인 논·구술전형 자연계열 수학 문제 총 185개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현직 고등학교 교사 17명 등이 2015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과 평가기준을 근거로 문제를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서울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홍익대 등 서울 소재 15개 대학이다.

그 결과 185개 문항 중 66개(35.7%)가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학교별로 보면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제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숙명여대(83.3%)였고, 연세대(80%), 서울대(76.9%), 이화여대(70%) 등의 순으로 높았다.

15개 대학 중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제를 출제하지 않은 곳은 경희대 1곳뿐이었다.

사걱세는 서울대가 구술 면접 문제로 출제한 합성함수에 대한 그래프 개형을 그리는 문제를 예로 들며 고교 교육과정에서는 이같은 내용을 다루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집합의 길이를 묻는 연세대 논술문제도 대학에서 배우는 '측도'에 대한 내용이었다며, 제시문도 대학에서 배우는 '적분과 측도이론', '정수론'과 일치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고교 교육과정 수준을 벗어난 문제 유형 중 대학 과정 내용을 포함한 문제가 39.4%로 가장 많았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고사 출제진에 교수가 다수 포함됐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또한 교육과정 미준수 문항 비율은 지난해보다 약 2배가량 증가했다고 주장했는데, 사걱세가 동일한 학교에 대해 지난해(2022학년도) 같은 항목을 조사했을 때는 미준수 비율이 지금의 절반가량인 18.9%였다.

사걱세는 "15개 대학은 2024학년도에도 전체 모집인원의 15% 정도를 논술과 구술 고사로 선발하며, 입학전형에서 대학별 고사가 차지하는 영향력은 상당하다"며 "공정한 출제를 위해서 대학입학전형 영향평가 위원회의 인적 구성원 쇄신을 위한 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