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 9시간 만에 낙마…"공당에 부담돼 職 사양"
李 "사의 존중…주변 의견 참조해 역량·신망 있는 분 찾겠다"
'천안함 자폭' 이래경 민주 혁신위원장 사퇴…"마녀사냥식 정쟁"(종합)
더불어민주당 혁신기구 위원장에 임명됐다가 과거 '천안함 자폭' 등 발언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던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임명 당일인 5일 저녁 전격적으로 사퇴했다.

이 이사장은 이날 오후 6시 55분 언론에 보낸 입장문에서 "논란의 지속이 공당인 민주당에 부담이 되는 사안이기에 혁신기구의 책임자직(職)을 스스로 사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이번을 심기일전의 계기로 삼아 민주당이 국가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정치로 나아가는 길을 인도할 적임자를 찾기 바란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이는 이재명 대표가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임명 사실을 밝힌 지 9시간 여만이다.

그는 지난 2월 중국의 정찰 풍선이 미국 영공에서 격추당했을 당시 페이스북에 "자폭된 천안함 사건을 조작해 남북관계를 파탄 낸 미 패권 세력이 이번에는 궤도를 벗어난 기상측정용 비행기구를 국가위협으로 과장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천안함을 폭침했다는 정부 입장을 반박하며 '미국 조작설'까지 제기한 것이다.

이 이사장은 이 외에도 미 정보당국의 한국 대선 개입설을 주장하는 한편,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두둔하는 듯한 글을 쓴 것으로도 알려졌다.

여권에서 '극단적인 반미주의자' 등의 비난이 이어진 데 대해 이 이사장은 입장문에서 "사안이 지닌 판단과 의견이 마녀사냥식 정쟁의 대상이 돼 유감"이라며 "한국사회가 현재 처한 상황을 압축하는 사건"이라는 말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편, 이 이사장 거취와 관련한 문제는 이 대표가 오후에 주재한 고위전략회의에서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회의를 마치고 이 이사장의 사퇴 의사가 알려진 뒤 기자들과 만나 "(이 이사장이) 사임하겠다고 해 그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주변 의견을 참조해 역량 있고 신망 있는 분을 잘 찾아봐야겠다"고 말했다.

'검증이 부실했다는 지적을 어떻게 생각하나', '의견 수렴이 부족했던 것 아닌가'라는 물음에는 답을 하지 않은 채 국회를 떠났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그런 (검증) 과정에서 당이 부족했던 부분은 부족했던 대로 반성도 하고 고쳐나가야 할 부분은 고쳐나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