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첫 칸 동행…"'탈출' 본 아들, 친구들에게 추천한다고"
"'탈출' 기시감 있을 순 있지만 '부산행' 잇는 재난 영화"
이선균 "하루에 주연작 2개 칸에서 상영…짐 내려놓은 기분"
"무거운 짐을 이제야 내려놓는 기분이에요.

칸에 오고 처음으로 술도 마셨습니다.

하하."
배우 이선균은 세계 최고 권위의 영화제라는 칸국제영화제에서 주연작 '잠'과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이하 '탈출') 2편이 동시에 초청되는 영광을 누렸다.

몇 시간의 시차를 두고 두 작품이 차례로 상영되는 이례적인 일도 경험했다.

22일(현지시간) 새벽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탈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시사회가 끝나자 이선균은 비로소 한숨을 돌렸다.

그는 이날 오후 인터뷰에서 "(2개 작품이) 칸에 온다는 부담감이 아주 커서 상영 전까지 제대로 즐기지를 못했었다"고 털어놨다.

'끝까지 간다'(2014), '기생충'(2019)으로 칸의 무대를 경험했지만, 영화가 끝나고 관객의 박수를 받을 때는 "어느 때보다도 벅차고 배우로서 큰 행운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상영한 '잠'은 물론이고 '탈출' 역시 이날 상영이 끝나고 관객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아내인 배우 전혜진과 두 아들도 함께 자리해 고생한 남편과 아버지에 격려를 건넸다.

이선균이 칸에 가족을 데려온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이선균은 첫째 아이가 스릴러 장르인 '잠'을 보고 무서워하며 "아빠 나빠"라고 문자를 보냈지만, '탈출'을 보고서는 "친구들에게 추천해줄 만큼 재밌었다"는 감상을 남겼다며 기뻐했다.

이선균 "하루에 주연작 2개 칸에서 상영…짐 내려놓은 기분"
'탈출'은 다리 위에서 고립된 채 살상용 군견 떼를 만난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는 이야기다.

배우 경력 20년이 넘는 이선균이 처음으로 도전한 재난 영화다.

그는 "대작 블록버스터 연기가 처음이라서 촬영 전에는 두려움이 있던 것도 사실"이라고 고백했다.

"저한테 재난 영화나 대작 출연 제의가 거의 안 들어와요.

저도 이런 작품에 제가 어울리지 않을 거라고 단정 지은 부분도 없지 않아 있고요.

근데 끝내고 나니 다른 기회가 있으면 또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땐 더 잘할 거 같아요.

"
그는 시나리오 자체가 좋아 '탈출' 출연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

이 영화로 배우로서 또 다른 장을 열어보고 싶은 마음도 컸다고 한다.

이선균이 맡은 역은 청와대 국가안보실 행정관 정원이다.

유학을 떠나는 딸을 데려다주러 공항대교를 건너는 길에 개떼의 습격을 받는다.

늘 정무적 판단을 앞세우는 사람이지만, 급박한 위기에 처하자 리더를 자처해 사람들을 구한다.

아내가 죽고서 사이가 좋지 않은 딸과의 관계도 극적으로 회복한다.

이선균이 정원 역할을 소화하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게 딸과의 관계다.

캐릭터를 만들 때 김태곤 감독에게 조언하기도 했다.

그는 딸을 연기한 김수안에 대해 "영화 '차이나타운'(2015)에 나왔을 때부터 반했는데 이번에도 역시 연기를 잘해줬다.

훌륭한 배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선균 "하루에 주연작 2개 칸에서 상영…짐 내려놓은 기분"
이선균도 '탈출' 완성본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현실감 있게 잘 나온 것 같다.

좀비물 '부산행'을 잇는 재난 영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기시감이 들 순 있겠지만, 재난 영화에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점을 배치해 겪는 기시감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애들 반응이 궁금했는데, 중고등학생들한테도 먹힐 장점이 충분히 있는 영화인 것 같아요.

좋은 곳에서 영화가 출발했으니까 좋은 기운을 받아서 한국에서 선보이겠습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