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매직이 쿠쿠홈시스를 상대로 얼음정수기 특허소송을 제기했다. 9년간 법정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청호나이스와 코웨이의 소송전에 이어 또 다른 얼음정수기 특허 전선이 형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SK매직은 1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쿠쿠홈시스를 상대로 특허권 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쿠쿠가 정수기의 소형화 및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특허 제 10-2464193호)을 침해했다는 주장이다. 이 기술은 히터 없이 냉매 부품에서 나오는 열로 제빙기에서 얼음을 떨어뜨리는 기술이다.

문제가 된 제품은 쿠쿠의 ‘인앤아웃 아이스 10’S 정수기’와 ‘ZERO 100S 끓인물 냉온정 얼음정수기’다. SK매직 관계자는 “정수기 회사의 경쟁력은 직수정수기의 얼음 기술에서 나온다”며 “쿠쿠 측 정수기의 구조가 사실상 자사 제품과 똑같다”고 말했다. SK매직은 해당 모델의 즉각적인 판매 금지 촉구와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다.

특허 침해 소송은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요하는 만큼 청호나이스-코웨이 소송처럼 장기전으로 번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청호나이스와 코웨이는 얼음과 냉수를 동시에 만드는 특허 기술을 두고 2014년부터 현재까지 소송전을 진행하고 있다.

청호나이스는 당시 “코웨이의 ‘스스로 살균 얼음 정수기’가 자사의 ‘이과수 얼음 정수기’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2015년 2월 1심 재판부는 청호나이스의 손을 들어줬으나 지난해 7월 2심 재판에서는 코웨이가 승소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재판부는 “청호나이스의 특허는 냉수를 제빙 원수로 사용하는 것인 반면 코웨이는 영상 12~16도의 물을 사용한다”며 원리가 다르다고 판단했다. 청호나이스 측이 상고하면서 양사의 특허소송은 대법원으로 넘어간 상태다.

3조원대로 추산되는 국내 정수기 시장은 포화상태에 직면하면서 주요 업체가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다. 현재 업계 1위는 시장점유율 40% 수준을 지키는 코웨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로펌 특허법 전문 변호사는 “특허 출원은 경쟁 업체가 제품 특징을 카피하지 못하게 한다는 의미”라며 “경쟁이 심한 분야일수록 특허 경쟁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