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인수인계시간 10분도 근로시간…'포괄임금제'여도 추가수당 줘야"
교대제 근무하던 근로자들이 인수인계를 위해 10분씩 일찍 출근했다면 해당 시간도 연장근로로 인정하고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재판부는 또 포괄임금제를 도입한 사업장이라고 해도,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휴게시간에 근로했다면 추가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도 판단했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2월 3일 서울시가 소유한 자원회수시설에서 운전 및 유지관리 업무를 하는 근로자 23명이 회사를 상대로 청구한 임금 청구 소송에서 이같이 판단하고 근로자 측의 손을 들어줬다(2021나2028080).

24시간 가동 소각로 시설에서 2004년부터 2017년까지 운전원이나 현장직으로 근로했던 A씨 등 23명은 자신들이 근로기간 동안 점심시간 등 휴게시간에 전혀 쉬지 못했고, 교대 인수인계 등을 위해 최대 30분 일찍 출근했다고 주장하며 해당 시간에 상응하는 임금과 지연손해금 1억1586만원을 달라는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인수인계 등 근무 준비 시간이 별도로 필요하지 않았고, 근로자들에게 근로를 지시하거나 근무 준비를 위해 일찍 출근할 것을 지시한 바 없다"고 맞섰다. 또 "설령 일찍 출근했어도 포괄임금약정이 체결돼 추가 수당을 줄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1심은 휴게시간에 쉬지 못한 30분과 교대 시 인수인계에 소요된 10분을 포함해 총 40분의 추가 근무가 있었다고 인정했지만, 포괄임금제가 유효하다는 점을 근거로 청구를 기각했다. 원고들은 이에 불복해서 항소했다.

2심 법원은 1심을 뒤집고 근로자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먼저 휴게시간에 대해서는 1심과 마찬가지로 "식사 시간으로 30분만 보장받았고, 나머지 30분은 근로를 제공했다"며 "식사를 하기 전이나 후에 휴식을 취했다고 볼 증거는 없다"고 판시했다. 그 근거로 △취업규칙, 근로계약서에는 식사 시간을 포함해 4시간에 30분, 8시간에 1시간을 휴게시간으로 준다고만 정해져 있을 뿐, 구체적인 시각을 정하고 있지 않다는 점 △식사가 가능한 시간은 매끼 약 1시간인데, 소각시설이 24시간 가동되는 동안에는 전원이 한꺼번에 근무 위치를 비울 수 없어서 두 개조로 나눠 교대해야 하는 등 업무 특성을 근거로 들었다. 다만 구내식당 식사에서 이동시간을 포함하면 식사 시간에 최대 30분이 소요된 점을 근거로 30분은 휴게시간으로 주어졌다고도 판단했다.

인수인계 등 근무 준비를 위해 일찍 출근한 것도 근로라고 봤다. 재판부는 "오전 근무, 오후 근무, 야간근무 간 중복되는 시간이 없어서 근무시작 전에 일찍 출근하거나 근무 종료 후 늦게 퇴근하지 않는 이상 인수인계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며 "소각 시설을 가동하고 있는 다른 회사 역시 환복과 인수인계에 0.2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연장근로수당 및 교대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다만 근로자들의 주장과 달리 인수인계 시간은 10분으로 제한해서 인정했다.

2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포괄임금제가 성립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매월 기본급과 각종 수당을 정확히 구분해 지급해 왔고, 특히 연봉계약에서 약정한 연장·야간·휴일수당에 더해 추가수당이 지급됐는데 그 지급액은 매월 변동했다"며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않고 각종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 급여액으로 정하거나 매월 일정액을 각종 수당으로 지급하는 포괄임금약정이 체결됐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설사 포괄임금제가 체결됐어도 이와 상관 없이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도 판시했다. 재판부는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했다고 가정해도 앞서 ‘휴게시간 및 인수인계 근로’는 (포괄임금 약정에서) 당초 근로시간으로 정하지 않은 시간 외 추가 근로"라며 "포괄임금약정 체결 당시 이런 추가 근로를 예상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근로자들이 지급받은 포괄임금에 (휴게시간과 인수인계 근로시간에 대한) 임금까지 포함돼 있다고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법원은 회사가 근로자들에게 49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