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수천만원 밀려 쫓겨날 위기 상가 세입자 구제
대법 "코로나 특례 기간 월세 밀린 세입자 쫓아낼 수 없다"
수천만원의 월세를 내지 못한 상가 세입자가 코로나19 피해 방지를 위해 마련된 개정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상 특례 조항의 적용을 받아 대법원에서 구제받았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임차인(세입자) A씨가 건물주 B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B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이 내린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A씨는 2018년 7월부터 B씨가 소유한 서울 서초구 소재 상가 건물 일부를 빌려 사용했다.

그런데 A씨가 제때 월세를 내지 못하자 B씨는 2018년 10월 퇴거를 요구하며 건물명도 소송을 냈다.

두 사람의 분쟁은 법원의 조정으로 2019년 3월 마무리됐다.

이때 조정 조서에는 월세와 관리비 연체액 합계액이 3개월분에 달하면 임대차계약은 자동 해지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이는 세입자가 월세를 세 번 내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거나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도록 정한 상가임대차법 10조의8을 따른 것이다.

그러나 B씨는 조정이 성립된 이후에도 임대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고 조정 내용에 따라 A씨를 내쫓겠다고 통지했다.

A씨는 강제집행을 막아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내면서 개정 상가임대차법 10조의9 조항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가임대차법 10조의9는 임대차 계약 관계에서 2020년 9월29일부터 6개월간 발생한 연체액을 계약 해지의 근거로 삼을 수 없도록 하는 특례 조항이다.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국회가 마련했다.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 명도 집행을 불허했다.

1심과 2심 모두 A씨의 총 연체액에서 상가임대차법 특례 조항이 적용되는 기간의 연체액(6개월분)을 제외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렇게 보면 A씨가 연체한 금액이 3개월 치 월세에 미치지 못해 해지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취지다.

B씨는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아울러 특례기간이 쟁점이 되는 사건에서 세입자가 갚은 돈이 있다면 특례기간이 아닌 시기의 연체분부터 갚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