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화의 매트릭스로 보는 세상] 미국 경제는 리셋중?
요즘의 세계 경제에 대한 뉴스와 전문가들의 유튜브 분석을 보면 상당히 헷갈린다. 현재 미국의 경제는 미국의 달러화 패권에 대한 중국 위안화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서 그 힘을 잃어가고 있고, 은행이 계속해서 망하는 불안정한 나라이면서, 정부 부채가 31조 달러나 돼서 곧 망할 나라처럼 보인다. 그런데 실제 미국 경제 지표는 좋아 보이는 면이 많다. 우선 국제금융센터의 자료에 의하면 4.7일 발표된 미국 3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3월 비농업고용은 23만 6천명 증가하였으며 실업률은 3.5%로 전월대비 0.1%p 하락하였다. 기업들이 계속해서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미국 소비자심리도 예상치를 상회하는 숫자를 보여준다. 1년기대 물가상승률은 5개월래 최고치이다. 미시건대에서 잠정 집계한 4월 미국 소비심리지수는 63.5로 전월대비 1.5포인트 상승하며 예상치(62.1)를 넘어섰다. 소비자들의 현재상황 평가지수는 68.6으로 전월비 2.3pt 올랐고 6개월 이후에 대한 미래기대지수도 60.3으로 1.1pt 상승하였다. 한편 1년 기대물가 상승률은 4월 4.6%로 전월대비 1%p 급등하면서 예상치(3.7%)를 상회해 5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미시건대는 저소득자들의 소비심리가 상대적으로 개선되었고, 또한 내구재와 자동차에 대한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감에도 불구, 소비자들이전반적으로 고물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분석했다.

위의 발표를 보면 미국은 소비와 생산이 모두 강하다는 것이고, 이를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상당히 강한 것으 나타난다. 미국 달러지수는 여전히 최근 10년 이래 평균을 넘어서는 강한 면을 보이고 있다. 2013년 5월부터 지금까지의 달러지수 평균은 94.194이고 최저는 78.930이다. 물론 최고였던 114.745에 비하면 약해진 것은 분명하지만, 여전히 달러는 매우 강하다. 그렇다면 미국 경제는 약하지 않은데 왜 약한 것처럼 보일까?

우선 화폐금융 경제의 한계, 글로벌 경제의 다양화 그리고 미국 우선주의의 강화가 아닐까 싶다. 이미 찍을 만큼 찍은 달러와 연동된 전 세계 화폐의 지나친 공급은 거품을 충분히 키웠다. 그 거품의 한계에 도달하여 터질 일만 남았다. 그리고 미국은 그 거품을 살살 터지려고 하는 듯하다. 화폐경제 지수는 거의 모조리 나쁘게 나오지만, 실물 경제지수는 그리 나쁘지 않은 이유이고, 다른 나라에 비하여 경제가 튼튼하다고 평가받는 이유라고 생각된다. 2020년 딜로이트글로벌이 발표한 글로벌 제조업 경쟁력 지수에서 미국이 1등을 한 것도 미국의 제조업이 여전히 강하고, 약해진 적이 없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이제 미국은 실물경제를 다시 강화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2022년 외국인 직접 투자 총액에서 1800억 달러를 유치한 중국을 압도적으로 제치고, 3180억달러를 유치한 미국이 1등이다. 트럼프나 바이든도 한국 제조기업의 유치를 위하여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화폐경제의 거품이 빠지면 실물 경제의 중요성과 비중이 높아진다. 그리고 화폐경제의 허약성을 중국을 통하여 깨달았다. 미국은 이제 금융.화폐 경제의 거품을 걷어내고 실물경제 중심으로 재편성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달러는 여전히 강하다.

책 ‘초강달러시대, 돈의 흐름’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재화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