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이 노동자 죽였다"…건설노조 대통령실 앞 규탄집회(종합)

조합원 3천여명 상경투쟁…분신한 양회동씨 서울서 장례
이재명 대표 등 야권서 잇따라 조문…유족 "억울함 풀어달라"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4일 분신한 간부 양회동(50)씨의 장례가 치러지는 가운데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집회를 열어 노조탄압 중단과 윤석열 정권 퇴진을 요구했다.

노조는 지난 1일 양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앞두고 분신해 숨진 데 대해 "건설노조를 향한 유례 없는 강압적 탄압이 자행되고 있다.

윤석열 정권이 건설 노동자를 죽였다"며 "정권의 검찰 독재 정치를 끝내고, 건설 노동자가 존중받고 주인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총력·총파업 투쟁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은 "우리 동지들이 얼마나 더 구속될지, 양회동 동지 같은 사람이 또 나올지 누구도 모른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인근에서 신자유연대 등 보수단체가 집회를 열어 '민주노총 해체', 귀족 노조 해체'를 주장했으나 양측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건설노조 한 간부는 이날 집회에 전국에서 조합원 3천500∼4천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상경한 조합원들은 집회에 앞서 서울역에 모여 대통령실 앞까지 2개 차로로 행진했다.

건설노조는 유족으로부터 장례 절차를 위임받아 이날 양씨 빈소를 강원 속초시에서 서울로 옮겼다.

노조는 장례를 노동조합장으로 치르기로 하고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받았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오후 4시40분께 빈소를 찾아 "양회동 지대장의 극단적 선택에 참담함과 분노를 느낀다.

정부의 토벌대식 탄압이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았다"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정치적 이익을 챙기고 지지 기반을 다지는 수단으로 건설노조를 매도하는 현실에 분노한다"며 오는 10일 정부 규탄 결의대회를 하겠다고 밝혔다.

야권에서도 조문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주민·서영교 의원을 시작으로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강은미·류호정·배진교·심상정·이은주·장혜영 의원, 진보당 윤희숙 대표와 강성희 의원이 차례로 빈소를 찾았다.

오후 늦게 빈소에 도착한 유족은 야당 인사 및 민주노총 관계자와 만나 고인이 남긴 유서를 보고 노동조합장을 치르기로 한 것이라며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장례식장 앞에서는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 촛불문화제도 열렸다.

노조는 일단 매일 저녁 촛불문화제를 열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