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래가 공매도, 키움은 반대매매" 의혹 제기
라덕연 "매수·매도 일부 겹쳤을 뿐 통정거래 아냐"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 사태로 불거진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투자컨설팅업체 H사 라덕연(42) 대표는 통정거래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라 대표는 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우리 투자 전략은 가치주를 '바이앤홀드'(매수 후 보유) 하는 것이라 기본적으로 (주식을) 매수한다.

그런데 만약 팔아달라는 투자자가 있으면 일부를 매도하는 것"이라며 "검찰이 이걸 통정거래라고 하면 어쩔 수 없지만 내 판단으로는 통정거래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투자자들 판단에 따라 매수·매도 주문이 함께 들어가 거래가 체결될 수는 있지만, 의도적으로 매수·매도가를 정해놓고 사고팔며 주가를 띄우는 통정거래나 시세조종은 없었다는 얘기다.

라 대표는 "우리는 주가가 5%만 올라도 아예 매매를 안 한다.

다우데이타 급등 때도 손댄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폭락 사태의 배후로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과 키움증권을 지목했다.

김 회장은 폭락 2거래일 전인 지난달 20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다우데이타 140만주(3.65%)를 4만3천245원에 처분해 605억원을 확보했다.

라덕연 "매수·매도 일부 겹쳤을 뿐 통정거래 아냐"
작년 말 기준 키움증권의 최대주주는 다우기술(지분율 41.2%), 다우기술의 최대주주는 다우데이타(지분율 45.2%)다.

다우데이타 지분은 김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대부분을 갖고 있다.

키움증권→다우기술→다우데이타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로 김 회장이 사실상 키움증권의 오너다.

라 대표는 키움증권이 블록딜 매수 주체와 연관돼 있거나, 김 회장이 실제로는 공매도로 시세차익을 올렸고 이 과정에 키움증권이 도움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이 공매도 수익과 동시에 보유 주식 주가 하락으로 상속세를 절세하는 과정에 키움증권이 공매도에 필요한 증거금을 납입받지 않고 거래를 성사시켜준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다.

라 대표는 또 "(주가 폭락 때) 키움증권과 연계된 SG증권 차액결제거래(CFD)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졌다"며 "키움증권이 조건이 안 되는 상황에서 반대매매를 냈다"고 주장했다.

라덕연 "매수·매도 일부 겹쳤을 뿐 통정거래 아냐"
라 대표는 이 같은 의혹을 토대로 김 회장을 고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키움증권은 라 대표의 주장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라며 이날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번 주가조작 의혹은 삼천리·선광·하림지주 등 9개 종목이 지난달 24일부터 SG증권을 통해 나온 매물로 연일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불거졌다.

당국은 주가조작 세력이 투자자를 모집한 뒤 이들 명의 휴대전화와 증권계좌를 이용한 통정거래 방식으로 주가를 띄워온 것으로 의심한다.

서울남부지검·금융위원회 합동수사팀은 라 대표 등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가 있다고 보고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