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확산금지조약 NPT, 확장억제전략협의체 EDSCG 등 개념 워싱턴선언에 반영
[한미정상회담] 확장억제·전략자산·전술핵·SSBN 의미는(종합)
한국과 미국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북핵 대응을 위한 확장억제에 대한 '워싱턴 선언'을 채택하면서 관련 용어의 의미가 주목받고 있다.

한미는 북한의 고도화하는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북한의 핵 공격 의사를 저지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면서 미국의 핵을 포함한 모든 전력을 동원하겠다는 의지를 오래전부터 천명했다.

이를 설명하는 핵심 개념이 미국의 억지력을 동맹국에까지 확대 적용한다는 확장억제다.

억지력을 투사하기 위한 수단으로는 전략폭격기·항공모함·대륙간탄도미사일(ICBM)·핵잠수함 등 전략자산들이 있다.

아래는 워싱턴 선언에 담긴 확장억제 관련 주요 용어와 그 의미.

▲ 확장억제·핵우산 =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는 2006년 10월 제38차 한미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에 명시되며 한국 안보에 처음 등장했다.

제3국이 핵무기 사용을 통해 미국의 동맹국을 위협하는 경우 미국이 체제 소멸까지 초래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복할 의지를 명확히 함으로써 동맹국에 대한 위협을 억제하는 전략이다.

즉 동맹국이 핵 공격을 받으면 미 본토가 공격받았을 때와 동일한 전력 수준으로 보복 응징 타격을 가한다는 개념이다.

그전에는 1978년 제11차 SCM부터 핵우산(nuclear umbrella)이라는 용어를 썼다.

핵무기가 가진 파괴력이 주는 보복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적국이 핵 공격을 하지 못하도록 막는다는 개념이다.

주로 한국·일본 등 미국의 동맹국들이 핵 개발을 하지 않는 데 대한 보상 개념으로 적용됐다.

핵우산이 포괄적·정치적 개념이라면 확장억제는 핵우산을 군사전략적 차원에서 구체화한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2006년 SCM에서 확장억제가 명시된 이유는 당시 한국 정부가 북한의 1차 핵실험에 따라 더욱 강력한 방위 공약을 미국에 요구했기 때문이었다.

[한미정상회담] 확장억제·전략자산·전술핵·SSBN 의미는(종합)
▲ 전략자산 = 전쟁 판도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의 무기체계로, 확장억제와 관련해서는 확장억제를 구현하는 수단이라는 의미가 있다.

전략폭격기,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는 핵 추진 항공모함, 수중에서 핵무기를 발사할 수 있는 전략핵잠수함, 다른 대륙 목표물을 타격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B-52H·B-1B·B-2가 미국의 현존 3대 전략폭격기로 꼽히며 스텔스 성능을 고도화한 미래형 디지털 전략폭격기 B-21이 최근 공개됐다.

이 가운데 B-1B는 핵무기를 탑재하지 않지만, 전략폭격기 중 가장 많은 60t 가까운 무장을 퍼부을 수 있다.

항공모함의 경우 미국은 11개 항모타격전단(CSG)을 운용하면서 세계 주요 지역에 배치한다.

CSG는 함재기 90여 대를 싣는 항모 1척에 이지스 전투함정 3∼4척, 잠수함 2척, 군수지원함 등으로 구성된다.

▲ SSBN = '원자력 추진 탄도미사일 잠수함'으로, SS는 잠수함(Ship Submersible), B는 탄도미사일(Ballistic Missile), N은 원자력(Nuclear)을 의미한다.

전략핵잠수함으로 부르는 경우도 많다.

SSBN이 탑재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은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

미 해군이 보유한 잠수함은 모두 원자력 추진 방식이다.

탄도미사일을 탑재하지 않는 공격용 원자력 잠수함은 SSN이라 부른다.

SSBN은 향후 한국 기항이 예정됐다는 내용이 워싱턴 선언에 들어갔는데 미측은 SSBN의 한국 기항이 1980년대 초반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최근 국내에 기항했던 미국의 로스앤젤레스급 원자력 추진 잠수함들은 SSN에 해당한다.

▲ 전술핵·전략핵 = 전술핵은 전략핵에서 파생된 개념이다.

핵무기는 기본적으로 전쟁 판세를 바꾸는 차원의 전략적 목적으로 탄생했다.

하지만 극도로 파괴적인 특성상 사용이 제한돼 실용성이 적다는 관점에서 폭발력을 낮춘 것이 전술핵이다.

전략핵무기는 수백∼수천 kt(킬로톤·1kt은 TNT 1천t 폭발력), 전술핵무기는 수십 kt 이내 폭발력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 저위력·고위력 핵무기 = 핵무기 용도를 전술·전략적으로 나누는 게 무의미하고 핵은 모두 전략적이라는 관점에서 제시돼 핵무기를 위력의 고저 기준으로 분류하는 개념이다.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발간한 국방과학기술용어사전은 폭발력 20kt 이하를 저위력 핵무기로 구분한다.

세계 2차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15kt, 나가사키에 21kt 핵폭탄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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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확산금지조약(NPT) = 핵무기와 핵 관련 물질의 확산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1968년 유엔총회에서 채택됐다.

핵보유국은 핵무기나 기폭장치, 이들 요소에 대한 관리를 제3국에 넘기면 안 되고, 비보유국은 핵무기를 만들지 않고 핵시설의 무기 제작 전용을 막기 위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이나 안전조치를 수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NPT에서 인정하는 핵보유국은 1967년 1월 1일 이전 핵실험을 했던 미국, 러시아(구소련), 영국, 프랑스, 중국 등 5개국뿐이다.

한국은 1975년, 북한은 1985년 가입했다.

북한은 구소련으로부터 원자력 발전을 지원받을 목적에 자발적으로 NPT에 들어왔다가 2차 북핵 위기 때인 2003년 NPT 탈퇴를 발표했다.

워싱턴 선언에서 한미는 "NPT상 의무에 대한 한국의 공약 준수를 재확인"한다고 밝혀 한국이 '핵 보유'를 추진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시했다.

▲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 한미 외교·국방 당국 차관급 인사가 2+2 형태로 참석해 확장억제를 논의하는 협의체다.

2016년 출범했다.

차관보 이하급이 참여하는 기존의 한미 억제전략위원회(DSC)에서 격을 높였다.

한미의 군사 및 확장억제 논의는 국방 당국 간 차관보급 통합국방협의체(KIDD)와 DSC, 외교·국방 차관급의 EDSCG, 양국 국방장관이 대면하는 한미안보협의회의(SCM)로 이어지며 논의를 구체화·심화해 나가면서 정책을 도출하는 구조다.

SCM이 한미군사동맹 사안 전반을 다룬다면 EDSCG는 확장억제와 관련된 내용에 집중한다.

워싱턴 선언은 한미가 "EDSCG를 포함해 확장억제에 관한 정부 간 상설협의체를 강화"한다고 적시해, 신설되는 핵협의그룹(NCG)에 더해 기존 EDSCG 등도 강화해 나갈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