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서포지구 건설에 투입된 남녀 청년들이 손을 잡고 길을 걷고 있다. /사진=평양 노동신문, 뉴스1
평양 서포지구 건설에 투입된 남녀 청년들이 손을 잡고 길을 걷고 있다. /사진=평양 노동신문, 뉴스1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역점사업으로 평양의 건설사업에 투입된 청년들이 연애에 몰두해 지도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7일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는 평양의 소식통을 인용해 청년동맹(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중앙위원회가 최근 가까이에 있던 평양의 서포지구 건설장에 동원된 남녀의 숙소를 멀리 떨어뜨려 놓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청년 돌격대원들의 연애가 작업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소식통에 따르면 먼 타지에서 온 젊은 남녀들이 힘들고 외로운 현장에서 서로 의지하다가 연인 관계로 발전하는 경우가 여럿 있다고 전해진다. 황해남도 여단 돌격대에서는 20대 후반의 남성과 20대 초반의 여성이 한밤중까지 연애하다가 지휘관들에게 들켜 비판을 받은 일도 있었다고 한다. 심지어 유부남 돌격대원들이 아내와 멀리 떨어져 지내게 된 상황에서 처녀 돌격대원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임신까지 한 불륜 사건까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녀 연애가 건설 사업 진행에 지장을 준다는 보고가 청년동맹 중앙위에 접수됐다. 이에 청년동맹 중앙위는 문제를 일으킨 청년들을 건설장에서 퇴출하고, 남녀 숙소를 1㎞ 떨어진 곳으로 떨어뜨려 놓았다고 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월 25일 딸 주애와 함께 평양 서포지구 새거리건설 착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월 25일 딸 주애와 함께 평양 서포지구 새거리건설 착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2025년까지 평양에 주택 5만호를 짓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건설 사업을 추진 중이다. 서포지구와 화성지구, 강동지구 등에서 건설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를 두고 대북제재로 뚜렷한 경제적 성과를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비교적 수월하게 성과를 낼 수 있는 건설사업에 치중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은 청년 노동자를 동원하면서 이들이 자발적으로 노동력을 제공한 것이라고 선전해왔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