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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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안화를 중심으로 한 탈달러화의 논의가 숨가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위안화가 정말 달러를 대체할 수 있을까? 대체한다면 얼마나 할 수있을까? 한국은 방안은?

말은 많은데 결국 이마저도 미국의 의지에 달려있다. 미국이 달러 패권을 유지할 생각이 얼만큼 강한지이다. 어쩌면 달러패권을 유지하기 위하여 미국이 지불했던 희생이 너무 크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패권이 아니어도 미국 달러를 써야 하는 이유는 많은데, 굳이 세계로부터 온갖 불만을 듣고 또한 미국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냥, 미국안에서 미국인끼리 잘먹고 잘살자는 성향이 커지고 있다. 미국 중산층의 몰락을 바탕으로 중국을 먹여 살렸다는 논리가 나온 것도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미국이 적당한 선에서 탈달러화를 받아들인다면 중국 위안화, 유로화, 엔화, 한국의 원화(?)의 비중이 커질 수 있다.

일단 미국이 탈달러화를 용인한다는 가정하에서 한국은 무엇을 해야 할까? 한국도 달러화의 비중을 낮추고 다른 통화를 늘려야 할까? 아니면 금을 사들일까? 아니면 한국의 원화도 국제화로서 위치를 강화시켜볼까? 결론은 ‘아무 것도 하지 말고, 당분간 지켜보자’ 이다. 중국의 위안화 발행 통화량은 미국보다 두세배는 더 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경제규모가 미국보다 작지만, 발행 통화량이 미국의 두세배인 것은 실제 적정량보다 엄청나게 많이 발행되었다는 의미이다. 다만 내놓고 문제시 삼지 않지만, 이제 세계가 다 알고 있는 일이 되었다. 그런 통화로 외환 보유량을 늘린다는 것은 위험하다. 유로화는 단일 국가의 통화가 아니고, 유럽 국가 간의 통화 정책에 대한 의견이 일치하지 않고 있고, 유로화의 경제적 기반도 점점 약해지고 있다. 엔화는 부잣집은 망해도 3년은 간다고 하는데, 망하지는 않았지만 다시 그 가치가 높아질 일은 당분간 없다. 낮아질 일만 남은 게 엔화인 듯하다.

만일 BRICs 국가 간의 합의가 잘 되어 제3의 통화가 발행되거나, 중국 위안화 중심의 새로운 통화 시스템이 자리잡으면 그 때가서 한국도 위안화의 보유량을 늘려도 될 만하다. 그런데 참가하는 각 나라들은 세계를 보는 눈이 다 다르다. 러시아는 푸틴의 1당 독재 공산체제 유지를 원하고, 중국은 시진핑 중심의 공산 중화체제를 원하고, 인도는 서남아를 중심으로는 루피를 사용하기를 원하고 중국과는 정치.경제적으로 같이할 뜻이 없다. 브라질은 아무래도 중국보다는 미국과 더 가까운 관계를 원하지만 자원판매와 연관되어 참여할 뿐이다. 시작은 하지만, 발전하기 어려운 국가 간의 연합체이다. 다만, 러시아와 중국은 비교적 탄탄한 관계를 유지하며 탈달러화에 실질적으로 협력할 것이다.

이처럼 탈달러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그 규모가 어느 정도로 성장할 지는 의심의 눈을 가지고 보아야 한다. 특히 중국이 위안화 패권을 위하여 자국의 이익을 희생할 의지의 강함도 중요한 관건이다. 결국 탈달러화는 미국의 용인여부와 중국의 희생정신 발휘 여부에 달려있다. 그때까지 한국이 할 일은 없다. 굳이 미리 대책을 마련하고자 행동하기 보다는 떡이 어느 쪽으로 떨어지는지 지켜 보는게 낫다.

'초강달러시대, 돈의 흐름'의 저자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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