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설화 실기·홍준표엔 강경' 입길…'집토끼 더 집중' 지적도
윤리위원장 인선 '헛발질 징계' 주목…박근혜 예방 연기하고 4·19 참석
취임한달 잇단 악재 與김기현 대표…반등 이뤄낼 카드 있나(종합)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집권여당 지휘봉을 잡은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잇단 악재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당 지지율은 전통 지지층인 '집토끼'만 간신히 부여잡고 박스권에서 하락세여서, 내년 총선에 대한 위기감이 당내에서 점증하는 분위기다.

지달 8일 출항한 '김기현호(號)' 한 달간 김 대표 리더십은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3·8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최고위원 5인 중 김재원·조수진·태영호 최고위원이 연거푸 설화를 일으킨 탓에 컨벤션 효과는커녕 지지율이 내리막이었지만 김 대표가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며 실기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극우 성향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둘러싼 논란 과정에서 자신의 리더십을 문제 삼은 홍준표 대구시장을 당 상임고문에서 전격 해촉한 것도 논란을 키웠다.

당시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이준석, 나경원, 유승민, 안철수, 이제는 홍준표 지지자까지 밀어내면 당 지지율이 어떻게 남아나느냐"며 "김 대표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은 '연대포기탕'이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국회 부의장인 5선의 정우택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여론조사에서 엿볼 수 있는 바람의 방향을 그냥 지나쳐선 안 된다"며 "먼저 내부 반대 여론, 내부 균열들을 품고 치유해 단단한 구심점을 만들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당을 위해 헌신하고 기여한 분들을 존중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건강한 야권 인사들도 포섭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적었다.

취임한달 잇단 악재 與김기현 대표…반등 이뤄낼 카드 있나(종합)
내년 총선 승리 바로미터로 평가되는 중도층에 소구하는 행보보다는 '집토끼 지키기'에만 더 역점을 두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 마포의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관을 찾았다.

연기되긴 했지만, 애초 오는 19일에는 대구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하기로도 했었다.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 보수층 결집에 나섰다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대조적으로 김 대표는 제주 4·3 75주년인 지난 3일 추념식엔 불참했다.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후보 도시 부산을 평가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을 맞이하기 위해서였지만, 야권 등에선 비판이 제기됐다.

당 안팎에서는 김 대표가 자신의 리더십을 둘러싼 비판을 불식시킬 행보를 보일 수 있을지 지켜보는 분위기다.

당장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김 대표를 겨냥, "손 잡고 가야 할 사람은 손절하고 손절해야 할 사람에게는 손절당하는 치욕스런 일이 생기게 됐다.

선후도 모르고 앞뒤도 모르는 그런 식견으로 거대 여당을 끌고 갈 수 있겠나"라며 "귀에 거슬리는 바른 말은 손절·면직하고, 당을 '욕설 목사'에게 바친 사람 처리는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겠다"고 적었다.

이런 점에서 김 대표가 공석이던 중앙당 윤리위원장을 임명하면서 당 체제 정비를 마무리한 것을 주목하는 시각이 있다.

각종 설화로 논란을 일으킨 김재원 최고위원을 비롯, 당 최고위원들에 대한 징계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인선 당시 "당 기강을 세우는 대표적인 위원회"라며 "당 구성원 모두가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높은 윤리 의식을 가질 수 있게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대표측은 또 '천원의 아침밥' 등과 같이 2030에 더 다가설 수 있는 민생 행보를 더 적극적으로 추진해 당 지지율도 반등시키겠다는 복안이다.

보수층만이 아닌 중도층 지지를 얻기 위한 행보를 할 지도 관심사다.

김 대표는 이날 세월호 참사 9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유가족을 위로했으며, 이번주 박 전 대통령 예방 대신 4·19 혁명 기념식에 참석하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