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당권 유력 주자인 나경원 국민의힘 당선인(서울 동작을)이 당내 연구 학술 모임을 주도하고 낙선한 서울·수도권 당협위원장과 만찬을 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16일 여권에 따르면 나 당선인은 지난 14일 서울·수도권 낙선자를 서울 모처에서 만나 만찬을 주재했다. 이 자리에는 정양석 전 사무총장을 비롯해 8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선 패배 이후 원외 당협 관리 방안 등이 주요 주제로 논의됐다. 나 당선인은 당권 도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자주 만나서 친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등 모임을 정례화하자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 관련 행보에도 적극적이다. 나 당선인은 이날 윤창현 의원, 사단법인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PACT)과 함께 국회에서 ‘저출산과 연금개혁 세미나’를 열었다. 행사에는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추경호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를 비롯해 30여 명의 의원, 당선인이 대거 참석했다. 앞서 나 당선인은 자신이 주도하는 국회 인구기후내일포럼(가칭) 참여를 독려하는 메시지를 당선인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나 당선인이 본격적으로 몸풀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앞서 22대 총선 여성 당선인을 초대해 차담회를 열고 모임 정례화를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날 세미나 후 기자들과 만나 “당이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고민이 많이 있다. 그래서 낙선자뿐 아니라 당선인들과 가끔 만나고 말씀을 듣는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차기 당 대표 선거 방식에 대해서는 “전당대회는 (공직 후보자 선출보다) 당원 생각이 조금 더 반영되는 쪽으로 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 안팎에선 현행 당심 100% 선거 방식을 유지할 경우 사실상 나 당선인과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간 경쟁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나 당선인이 직접적으로 당권에 도전하겠다고 밝히지는 않았지만 기정사실화하는 수순”이라고 평가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