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구글, 아마존, 트위터 등 유명 테크 기업의 감원 소용돌이 이후 실리콘밸리에서 경험을 쌓은 인력들의 직업 행보가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굿바이 실리콘밸리…미 테크인력, 안정적 일자리로 대이동
보도에 따르면 과거 실리콘밸리 인력들은 경력을 쌓아 유명 테크 기업에 뿌리를 내리는 게 최종적인 성취로 통했지만, 작년 이후 유명 테크 기업의 잇단 감원이후 적잖은 경력자들이 명성보다는 안정성에 무게를 두는 등 새로운 행로를 찾아가고 있다.

헤드헌팅 업체인 리비에라파트너스의 간부인 크리스 라이스는 "빅테크 기업 해고자 중 다수가 환상에서 깨어났다"며 "테크 산업 이외 업종이나 스타트업에서 경력을 추구하는 경력자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 직장 데이터 제공업체인 리벨리오랩스 분석에 따르면 테크 기업 출신 경력자로 테크 기업 이외 기업에 전직한 비율이 작년 하반기부터 우상향하기 시작했다.

유명 테크 기업에 비해 연봉이나 복지 혜택이 떨어져 스카우트에 어려움을 겪던 전통기업들도 최근 이런 기류 변화를 포착하고 있다.

식음료 회사 크래프트하인즈의 인사 담당 간부인 멜리사 워넥은 과거에는 보기 힘든 메타나 아마존 출신 경력자들이 "이제는 제 발로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연봉이 적을 수밖에 없는 창업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으로 진출하는 경우 역시 많다.

세일즈포스의 자회사에서 일하다가 올해 1월 감원 시점에 맞춰 회사를 그만두고 스타트업에 전직한 존 큐는 엔지니어로서 일에서 직접 느끼는 보람이 크다면서 "대기업에서는 느끼기 힘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해고자들은 고용시장이 아직은 불안하다고 보고 정규직 취업을 시도하기보다는 여러 회사의 자문역으로 돈벌이하는 경우도 있다.

메타의 자회사 왓츠앱 출신 해고자로 현재 여러 업체의 프로젝트를 시간당 약 300달러의 조건으로 돕는 일을 하는 루이스 모이니핸은 "상근직에는 지원서를 내지 않았다"며 저가 고용 시장에 자신을 내놓을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