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값 하락 폭이 8주 만에 확대됐다. 급매물 소진 이후 적정가격을 둘러싸고 매수자와 매도자의 눈치싸움이 이어지면서 거래가 한산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서울 아파트값 낙폭 축소 행렬도 멈췄다.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지난 3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0.22% 내려 한 주 전(-0.19%)보다 낙폭이 커졌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와 동일하게 0.13% 떨어졌다. 서울은 4개 구(강남·서초·송파·용산)를 제외한 전역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여파로 지난 2월 첫째 주부터 7주 연속 낙폭이 둔화했다. 이번엔 지난주 수준을 유지했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동대문구 아파트값이 지난주 -0.17%에서 이번주 -0.27%로 하락 폭이 가장 가팔랐다. 청량리와 전농동 신축 아파트 위주로 하락했다. 지난주에 42주 만에 상승 전환(0.01%)한 강동구 아파트 가격도 이번주엔 0.07% 떨어졌다. 강남구(-0.09%→-0.10%)와 서초구(-0.01%→-0.04%) 등 강남권도 낙폭이 확대됐다.

반면 광진구(-0.28%→-0.18%)와 도봉구(-0.27%→-0.19%), 강북구(-0.30%→-0.24%), 관악구(-0.27%→-0.21%) 등은 낙폭이 다소 줄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 집값 추이에 대해 “규제 완화 영향으로 일부 중저가 단지 가격이 소폭 상승했다”면서도 “전반적으로는 급매물 소진 후 매도자와 매수자 간 희망 가격 격차 유지로 매물 적체가 지속되며 하락 폭이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경기는 전주 -0.24%에서 -0.33%로, 인천은 같은 기간 -0.18%에서 -0.20%로 하락 폭이 커졌다.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후보지 선정 특수를 누리고 있는 용인시 처인구만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집값이 올랐다. 하지만 상승 폭은 0.29%로, 지난주(0.43%)보다 다소 둔화했다.

지방 아파트값도 이번주 0.2% 빠지며 지난주(-0.18%)보다 내림세가 가팔라졌다. 세종만 나 홀로 상승(0.10%)을 이어갔다. 다만 한 주 전(0.04%)에 비해 상승 폭은 다소 줄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