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이 이런 것도 하는 배우야? 라는 말 듣고 싶다"
“쾌감이 굉장히 컸어요. 킬러로서의 모습과 액션하는 모습을 전도연의 새로운 이미지로 받아들여 주셔서 기뻤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길복순’의 주연 배우 전도연(사진)은 5일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만나 이같이 말했다. 전도연은 작품에서 전설적인 여성 킬러 길복순을 연기했다. 생동감 넘치고 실감 나는 액션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4개월 동안 액션 연습에 매달렸어요. 근육을 만들기 위해 처음으로 식단 조절까지 병행하며 최선을 다했습니다.”

지난달 31일 공개된 이 영화는 ‘불한당’ ‘킹메이커’ 등을 만든 변성현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공개 사흘 만에 넷플릭스의 비영어권 영화 부문 시청 시간 1위를 기록했다. 지난 2월엔 베를린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현지에서 상영됐다.

1990년 TV 광고로 데뷔한 그는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도전을 해왔다. 지난달 종영한 tvN 드라마 ‘일타 스캔들’에선 50대에도 로맨스 연기를 선보였다. 전도연의 이 같은 행보엔 남모를 아픔이 숨어 있다. 그는 2007년 영화 ‘밀양’으로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이로 인해 기회가 더 많아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제가 진지한 작품만 할 것이라고 여겨서 오히려 기회가 많지 않았죠. 이런 시도들이 ‘전도연이 이런 것도 해?’라며 저라는 배우에 대한 생각의 폭을 넓혀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내가 이렇게 오래 했는데’보다는 ‘앞으로 뭘 할까’라고 기대하며 나아가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