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고성지역 민통선 일대.(사진=연합뉴스)
강원 고성지역 민통선 일대.(사진=연합뉴스)
장교를 사칭한 민간인에 의해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이 뚫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6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강원도 민통선의 한 검문소에서 20대 민간인 남성 A씨가 차에 탑승한 상태로 통과를 요구했다. 이 남성은 상급 부대인 군단 소속 장교라고 주장하며 병사들을 윽박질렀다.

A씨는 사전 신원 통보와 확인 등 민간인의 민통선 출입에 필요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검문소를 통과했고 검문소 근무 인원들은 A씨의 통과 후 그가 말한 이름을 가진 장교가 상급 부대에 없음을 확인하고서야 수색에 나서 그를 붙잡았다.

A씨는 오후 5시부터 약 30분가량 통제구역 내에 머물렀으며 민통선 내 검문소 1곳까지 총 2곳의 검문소를 통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사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과거 민통선 내 부대에서 병사로 복무한 예비역으로 밝혀졌다. 그는 복무하던 부대에 다시 가보고 싶어서 그런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건은 2020년 11월 철책을 넘어 귀순했던 북한 이탈주민이 지난해 첫날 같은 방법으로 월북한 이른바 '재입북' 사태가 일어났던 곳과 동일하게 육군 22사단의 관할 구역에서 발생했다.

22사단은 책임 구역 길이가 다른 전방 사단보다 2∼4배 길고 전군에서 유일하게 강원도 산악 지대와 해안 경계까지 모두 담당해 구조적으로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근무 중 경계 태세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군은 미흡한 점이 있었다며 "검문소 검문·검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