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국세 수입이 1년 전에 비해 7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경기 악화와 부동산·주식시장 침체가 겹치면서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 주세를 뺀 모든 세수가 감소했다. 이대로 가면 올해 ‘세수 펑크’가 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본지 1월 19일자 A1, 5면 참조

酒稅 빼고…모든 세수가 확 줄었다
기획재정부는 1월 국세 수입이 42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전년 동월(49조7000억원) 대비 6조8000억원 줄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새해 한 달 만에 이처럼 대규모로 세수가 감소한 적은 없다.

정부가 올해 예산을 짤 때 잡은 세수(400조5000억원) 대비 징수액을 뜻하는 진도율은 10.7%로 작년 1월(12.5%)보다 1.8%포인트 하락했다. 2005년 1월(10.5%) 후 18년 만의 최저다. 최근 5년간 평균 진도율이 12.5%인 것을 고려하면 올 1월 이례적으로 세금이 덜 걷힌 것이다.

3대 세수인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모두 감소했다. 소득세는 12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월(13조2000억원) 대비 8000억원 덜 걷혔다. 고금리로 이자소득세가 2000억원, 임금 상승으로 근로소득세가 2000억원 증가했지만, 부동산 거래가 급감하면서 양도소득세가 1조5000억원 덜 들어왔다.

부가세는 작년 1월 24조4000억원에서 올해 1월 20조7000억원으로 3조7000억원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법인세는 2조9000억원에서 2조1000억원으로, 관세는 9000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주세 수입만 700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유일하게 증가했다. 정정훈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은 긴급 브리핑을 열어 “올해 세입 여건이 상당히 빡빡한 상황”이라며 “세입 예산 편성 당시 예측한 대로 세수 상황이 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