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압박에도…한석호 사무총장 "사퇴 없다"
상생임금위원회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민주노총으로부터 상생임금위 및 전태일 재단 사무총장 사퇴요구를 받은 한석호 전태일재단 사무총장이 사퇴를 거부했다.

한 사무총장은 24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주관 상생위 2차 회의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한편 민주노총은 지난 8일 양경수 위원장 명의로 전태일재단에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서 민주노총은 “윤석열 정부가 구성한 상생임금위원회에 재단의 사무총장이 참가한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상생임금위 참가 철회와 △재단 사무총장 사퇴다. “납득할만한 조치가 없다면 민주노총은 전태일재단과의 사업에 대해 조직적 논의를 통해 후속 조치를 진행할 것이라는 점을 알린다”고 최후 통첩을 날렸다.

민주노총의 요구에 대해 한 사무총장은 "전태일재단과의 사업에 대한 후속 조치까지 경고한 요구"라며 "저에게 상생임금위원회 참여는 천 길 낭떠러지에서 뛰어내린 형국"이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사퇴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한 사무총장은 " ‘지불능력 바깥의 노동’과 ‘근로기준법 바깥의 노동’, 그들의 그들의 삶과 요구를 사회 전면에 내세우고 싶다는 소망으로, 죽을 줄 알면서도 낭떠러지에서 뛰어내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만 욕먹고 지금이라도 사퇴하라며 던지는 밧줄도 혼자 잡고 올라갈 생각은 없다”며 “이왕 들어간 것, 지불능력과 근로기준법 바깥의 얘기를 하라며 낭떠러지 밑바닥의 돌을 치우고 매트리스를 까는 전국 노동현장 곳곳과 각계의 응원 목소리를 믿고 계속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핵심은 ‘지불능력 및 근로기준법 안과 밖의 격차’이므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한 사무총장은 "안팎 격차를 적정 수준으로 개선하려면, 지난 30년 토끼뜀으로 임금을 인상하고 소득을 높인 ‘지불능력 및 근로기준법 안의 임금과 소득은 적절하게 조절’하고, 그에 반해 지난 30년 거북이걸음에서 벗어나지 못한 ‘바깥노동의 임금과 소득은 사회적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상생임금위는 호봉제 등 연공급 위주의 임금체계를 개편해 대기업·정규직 근로자와 비정규직·중소기업 근로자의 근로조건 차이가 현격한 '노동시장 이중 구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일 정부가 발족시킨 위원회다.

노동계는 ‘정부가 상생임금위를 내세워 임금 체계 개편이라는 명목으로 임금 삭감을 추진한다’며 비판하고 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