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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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불체포특권 포기 및 당대표 사퇴 여부를 묻는 질문에 "상황이 엄혹하게, 본질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과거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 폐지를 공약했던 것과 달리, 자신의 권리와 직을 내려놓을 생각이 없음을 시사했다는 해석이다.

이 대표는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구속영장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약 1시간 가량 진행된 회견에서 그는 46분 간 자유발언을 진행하며 검찰이 구속영장에 적시한 혐의 대부분을 상세하게 반박했다.

이어지는 질의응답에서 언론은 이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 여부를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고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려는 계획은 없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대선 때는 지금처럼 없는 사건을 만들어서 대놓고 조작할 줄 몰랐다"며 "평화로운 시대에는 담장도 없애고 대문도 열고 살아야하지만, 강도와 깡패들이 날뛰는 무법천지가 되면 당연히 담장도 있어야 하고 대문도 닫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직 사퇴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은 회피하면서도, 직 수행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했다. 그는 재판이 시작되면 대표직 사퇴를 고려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가정적 상황을 묻는 질문이라 지금 말하기는 부적절하다"며 "경기지사이던 시절에 2년 간 재판에 시달렸지만 경기도정 평가는 꼴찌에서 1등으로 바뀌었다는걸 상기해달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자신을 향한 검찰의 수사가 철저히 정치적 목적의 '야당 탄압'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성남시장 시절은 물론, 대선 기간에도 검찰이 대장동 문제를 정말 열심히 수사했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며 "그런데 대선이 끝나고 수사진과 검사들이 바뀌더니 갑자기 구속사안으로 바뀐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 대표는 "영장 내용을 보면 이재명이 돈을 받았다거나, 받았을 것이라는 내용이 하나도 없다"며 "검찰의 체포영장은 결국 70%를 환수할 수 있었는데 그 이하로 했으니 배임이라는 근거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전범진/원종환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