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헝가리 장기 에너지 안보에 중요"
헝가리 "EU, 러 제재에 원자력 포함한다면 우리에게 피해"
헝가리 정부는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주년인 오는 24일 이전까지 확정하기로 한 10차 대(對) 러시아 제재 패키지에 원자력 관련 품목을 포함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씨야르토 페테르 헝가리 외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EU가 러시아 제재안에 원자력에 대한 내용을 포함한다면 헝가리의 이익을 근본적으로 해칠 것"이라며 제재안에 담지 않을 것을 요구했다.

헝가리는 자국 에너지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원전 2기를 추가 건설하기로 하고 2014년 러시아 국영 원자력 기업인 로사톰에 발주했다.

사업 규모는 132억9천만 달러(17조3천억여원) 규모로, 현재 원전 건설이 진행 중이다.

기존 헝가리 원자로 4기 역시 로사톰이 건설했다.

씨야르토 장관은 "우리의 에너지 수요 가운데 원전이 충당하는 몫이 현재 3분의 1인데 원전 2기가 새로 가동되는 시기에 맞춰 70%까지 비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원전은 헝가리의 장기적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EU가 검토 중인 10차 제재 패키지는 전투기 부품 등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활용하는 사실상 모든 핵심 부품 조달 통로를 차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제재안에는 우라늄 등 원전 관련 물품은 빠져 있으며 로사톰 역시 제재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등 다른 EU 회원국 일부도 러시아로부터 우라늄을 조달하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씨야르토 장관의 이날 발언은 10차 제재만을 염두에 뒀다기보다는 향후 대러시아 제재 수위가 갈수록 올라가면서 원자력 분야에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