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 매니저 양성 과정 운영…제품 개발 등 산학협력 주도
"로컬푸드 기반 펫푸드 연구 등 연구 영역 확대할 것"

[※ 편집자 주 =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지방 대학들은 존폐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대학들은 학과 통폐합, 산학협력, 연구 특성화 등으로 위기에 맞서고 있습니다.

위기 속에서도 지방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대학 구성원들을 캠퍼스에서 종종 만나곤 합니다.

연합뉴스는 도내 대학들과 함께 훌륭한 연구와 성과를 보여준 교수와 연구자 또 학생들을 매주 한 차례씩 소개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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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人] ⑥ '로컬푸드운동 선구자' 6차 산업 첨병 오석흥 교수
"10여 년 전 완주 용진농협로컬푸드와 우석대 교수들, 또 제자들이 농민의 안정적인 생계 수단을 마련하려고 고민할 때 그저 작은 도움을 줬을 뿐입니다.

"
로컬푸드운동의 선구자로 불리는 오석흥 우석대 식품생명영양학과 교수는 21일 로컬푸드운동을 성공으로 이끈 노하우에 관해 묻자 공을 동료에게 돌렸다.

완주 용진농협에서 2008년부터 시작된 로컬푸드운동은 영세하고 조직화ㆍ집단화가 잘 돼 있지 않아 도매상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농가와 다단계 유통 시스템으로 높은 가격을 내야 하는 소비자의 불만을 해소하고자 시작된 지역 농업 혁신 사업이다.

로컬푸드운동으로 소비자들은 지역에서 난 신선한 식재료를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게 됐고, 생산자인 농가도 다단계 유통 과정을 거치지 않아 소득 증가에 큰 도움을 받았다.

이후 로컬푸드운동은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농업의 6차 산업화 성공 모델 표본이 됐다.

오 교수는 로컬푸드의 발원지인 용진농협로컬푸드와 꾸준하게 협업하면서 현장자문, 제품 개발, 현장 매니저 교육 등에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오 교수는 "당시 LINC 사업단 단장으로 있으면서 사업단 특성화 분야로 6차산업식품생명 분야를 중점 추진했다"며 "사업단에서는 로컬푸드 매니저 양성과정을 운영하고, 상품 개발과 기술지원, 입점 업체와 생산자 교육, 현장실습 및 체험 프로그램 개발 등 학문 분야의 지원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로컬푸드가 성공한 비결은 농약을 덜 쓴 안전한 먹거리, 신선한 제품, 품질 및 안전 관리 등 소비자의 신뢰를 잃지 않도록 하는 철저한 공정 관리의 중요성을 모든 종사자가 깊이 인식하고 이를 실천한 데 있다"면서 "유통 구조를 혁신해 농가에 판매 통로를 만들어 주고, 적극적으로 동참하게 하는 공동공간 제공 역시 로컬푸드운동 성공의 큰 축이 됐다"고 덧붙였다.

[대학人] ⑥ '로컬푸드운동 선구자' 6차 산업 첨병 오석흥 교수
오 교수는 로컬푸드운동의 선구자 이기도 하지만, 발효 분야에서 국내 최고 권위의 연구자이기도 하다.

그는 국내 최초로 김치 유산균의 출처를 추적해 밝혀내고, 김치 유산균의 효능을 입증하는 연구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오 교수는 "김치에는 직접 유산균을 넣지 않는데도 유산균이 생성된다.

이 유산균이 어디서 왔을지가 연구의 시작이었다"면서 "김치에 들어가는 천일염과 젓갈 등이 김치 유산균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이 유산균이 비만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다는 것을 다년간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로컬푸드운동을 확장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며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오 교수의 연구실에서는 기업과 연계해 김치 유산균과 로컬푸드를 활용한 펫푸드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

그는 "최근 관심사는 로컬푸드를 이용한 펫푸드 개발"이라며 "식품 가공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활용하면 반려동물을 위한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마디로 로컬푸드 기반 기능성 펫푸드를 만드는 것인데 다양한 제품 개발이 가능하고, 식품 공학적인 발효 기법까지 더하면 반려동물의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새로운 장르의 펫푸드를 개발할 수 있다"면서 "이 분야는 지역에 새로운 산업을 정착시킬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교수는 새로운 6차 산업화 과제로 '스마트 융복합 라이프케어'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 교수는 "이 연구는 여러 분야가 협업해야 성공이 가능한 것으로 로컬푸드를 키워드로 삼고, 이를 통해 건강과 관련된 치유산업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1차 목표"라며 "이후에는 치유관광, 라이프 케어 서비스 프로그램 개발 등으로 산업을 확대할 것"이라고소개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치매 예방 서비스 프로그램은 치매에 좋은 예방식품, 의약품, 라이프 케어 프로그램 등을 구성해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며 "로컬푸드운동처럼 전북 모델을 만들고 다른 대학과도 협력해 전국 확산 모델을 만든다면 전북 산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부총장에 부임한 오 교수는 지방대 위기에 관해서도 자기만의 철학을 바탕으로 해결법을 제시했다.

그는 "지역대학에서 30년 이상 학생을 가르치면서 느낀 점은 우리 사회에는 지역대학의 학생들을 바라볼 때 일정의 편견이 있다"며 "사람은 모두 각각 다른 장단점이 있고, 이는 교육자가 어떻게 교육을 하느냐에 따라 장점이 부각될 수도, 단점이 보완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재 위기를 타결할 방법은 먼저 학생 자신이 자기를 바라보는 시각을 건강하게 만들어 자신감과 자존감을 가지고 대학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학人] ⑥ '로컬푸드운동 선구자' 6차 산업 첨병 오석흥 교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