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자 vs 백종원' 맞짱 뜬다…편의점 도시락 '끝판왕'은
지난해부터 외식 물가가 치솟으면서 도시락으로 점심 식사를 해결하려는 이들이 늘면서 국내 도시락 시장은 1조원 규모에 이를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이 시장을 놓고 편의점 도시락들이 치열한 '셀럽(유명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15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빅2'가 유명인을 내세워 편의점 도시락 얼굴 경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배우 김혜자가 GS25 전용공장 후레쉬퍼스트에 방문해서 도시락을  시식하고 있다. 사진=GS리테일
배우 김혜자가 GS25 전용공장 후레쉬퍼스트에 방문해서 도시락을 시식하고 있다. 사진=GS리테일
GS25는 편의점 도시락의 원조 격인 김혜자 도시락인 ‘혜자로운 집밥 제육볶음도시락’을 15일 재출시했다. 김혜자 도시락은 GS25에서 2010~2017년 총 40여 종으로 출시한 도시락 시리즈다. 이번 재출시는 2017년 단종 이후 6년 만이다.

출시 당시 김혜자 도시락은 뛰어난 품질과 합리적 가격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온라인에서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다는 의미의 ‘혜자스럽다’라는 신조어가 생기기도 했다. 40여 종의 김혜자 도시락은 7년간 누적 매출이 1조원에 달했지만 김혜자가 “연기에 집중하고 싶다”는 의사를 GS25에 전해 단종됐었다.

6년 만의 재출시에도 기대감이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GS리테일에 따르면 GS25의 혜자로운 집밥 제육볶음도시락 발주 물량은 통상 신상품 도시락의 평균 발주 수량보다 350%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김혜자 도시락’을 15일 새롭게 선보였다.  GS리테일  제공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김혜자 도시락’을 15일 새롭게 선보였다. GS리테일 제공
GS25가 6년 만에 김혜자 도시락을 다시 선보인 건 편의점 간편식 시장을 둘러싼 경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서다.

GS25에 따르면 지난해 도시락 매출은 전년 대비 41.2% 급증했다. 전문업체와 편의점이 양분하고 있는 국내 도시락 시장은 현재 1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중 편의점 도시락 매출 비중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고물가는 물론 1∼2인 가구의 증가에 따라 편의점 도시락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GS25가 김혜자 도시락으로 마케팅에 나서자 CU는 요리연구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모델로 기용한 도시락 신제품을 내놓아 맞불을 놨다. CU는 오는 16일부터 가성비를 극대화한 ‘백종원 트리플 간편식 시리즈’를 선보인다.
'김혜자 vs 백종원' 맞짱 뜬다…편의점 도시락 '끝판왕'은
이 신제품에는 △트리플 고기 정식 도시락 △트리플 머쉬룸 버거 △트리플 포크 삼각김밥 △트리플 포크 김밥 등이 있다. 대표 상품인 ‘트리플 고기 정식 도시락’은 백종원 간편식의 스테디셀러 반찬인 고추장 불고기, 간장 불고기와 마라 소스로 양념한 치킨 3종의 고기를 푸짐하게 담아 식당 가격의 절반 수준으로 고기 정찬을 즐길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소개했다.

편의점이 유명인을 앞세워 도시락을 출시하는 것은 편의점 이용 고객이 젊은 편과 무관치 않다. 비슷한 품질의 상품을 출시하더라도 유명인을 앞세운 쪽의 주목도가 더 높은 경향성이 있어 셀럽 마케팅을 펼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